신기술의 출현과 경영환경의 변화 과정에서 세계적 기준을 선점하는 것은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의 기술패권 전쟁도 국제표준화 선점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이에 우리나라도 국제표준 선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6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4월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맞춰 서비스산업 표준화를 시도했다.
이 전략에 따라 정부는 2025년까지 유망 서비스, 생활 서비스, 사회안전 서비스 3대 분야에서 100대 핵심 서비스 표준을 개발할 방침이다. 최근 수요가 늘어난 택배산업을 비롯해 메타버스를 활용한 전시컨벤션 서비스 등 유망한 부문의 표준 개발이 우선 포함됐다.
내부적으로 표준안 마련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해외 시장을 선도할 만한 국제 표준에도 적극적 행보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후방에서는 국제표준 기구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가기술표준원, 한국표준협회 등 관련 기관들이 신기술 표준화를 위해 다양한 시장조사에 나서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2019년 국제표준화기구(ISO) 총회에서 비상임 이사로 선임돼 ISO 정책결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한국표준협회 관계자는 "우리가 표준화를 먼저 하게 되면, 타 국가는 따라올 수밖에 없는 이점이 명확하다"며 "다만 글로벌 주도권은 미국과 유럽이 쥐고 있고, ISO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 같은 표준시장의 경우도 미국과 유럽에서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사실 우리나라가 단독으로 글로벌 표준 선점을 주도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가까운 아시아 국가와 연대하거나 포럼 등을 통해 이웃국가의 기준부터 먼저 조정하면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 원장은 민간 중심의 표준화 생태계의 강화를 지적했다. 이 원장은 "국제표준 선진국들은 기업 내 젊은 기술자들이 오랜 기간 국제표준화에 참여해 단단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우리나라도 기업들이 표준 전문가를 양성하고 국제무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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