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중·고등학생 기초학력 미달 증가와 보통학력 이상 감소 원인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꼽았다. 그러면서 등교수업 확대를 해결책으로 내놨다. 다소 역설적인 교육부 방침에 교육계는 기초학력을 다시 세울 방안은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이 빠졌다고 비판했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최근 성명을 통해 "교육부가 학습 결손 극복과 9월 전면 등교를 말하면서 또다시 선언적·구호성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학교와 교사에게 무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보다는 현장 여건에 맞는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지원 대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학력 저하 현상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조짐을 보여왔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6년보다 2~3배가량 늘었다. 중학교 국어과목은 2.0%에서 6.4%로, 수학과목은 4.9%에서 13.4%로 각각 증가했다. 고등학교 국어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이 기간 3.2%에서 6.8%로, 수학과목은 5.3%에서 13.5%로 뛰었다.
교총은 "코로나19 이전부터 학력 저하 현상이 나타났고, 이후 더 두드러졌다"며 "그럼에도 현 정부는 평가 경시·거부 기조에 변함이 없는 상태에서 교육회복프로젝트 추진, 교육회복추진위원회 구성 등 거창한 말만 할 뿐 특별한 대책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평가 경시·거부 기조란 교육부가 2017년부터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수조사에서 표집조사로 축소한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도 중3·고2 학생 전체(77만1563명)에서 3%에 해당하는 2만1179명만 평가대상이었다.
교총은 "(이런 이유로) 학력 저하의 원인을 코로나19에만 돌리고, 전면 등교 추진 당위성만 부각시키는 듯한 분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무작정 등교수업을 확대하는 것보다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맞춰 과밀 학급을 해소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는 한 다른 지원은 '수박 겉핥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전교조는 "당장 이달 14일부터 수도권 중학교와 특성화고 등교 확대를 추진한다면서 추가적인 방역 대책은 발표하지 않았다"며 "최근 학교 내 무증상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해 방역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백신 조기 접종만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추가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학교가 감당하는 영역이 커지면서 늘어나는 업무가 교사들에게 돌아가는 현실도 꼬집었다. 전교조는 "지금 교사들은 빠르게 처리해야 할 업무에 쫓겨 막상 수업과 학생 상담 등 교육에 힘을 쏟을 수 없는 실정"이라며 "교사가 학생 개개인 흥미와 학습 수준을 파악해 배움을 돕기 위해서는 교사 행정업무도 혁신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교직원과 고3 대상 백신 접종을 여름방학 내에 마무리하고, 집단감염 사례를 분석해 2학기 전면 등교를 차질 없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일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과 시·도교육감 13명은 본보기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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