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윤성옥 경기대 교수를 5기 방심위 위원으로 추천하는 안건을 여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만 한 뒤 퇴장했다.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의결 직후 "방심위가 5개월 가까이 공백 상태다. 1만219건의 디지털 성범죄 민원을 포함해 전체 14만건 이상의 심의가 지연되고 있다"며 "국민의힘도 조속히 추천 절차를 마무리해 정상화되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방심위는 지난 1월 29일 4기 위원회 임기가 만료됐으나 야당이 정연주 전 KBS 사장 방심위원장 내정설을 문제 삼으며 청와대와 여당 추천 위원을 먼저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5개월째 출범하지 못하며 개점 휴업 상태다. 3년 전 4기 위원회 출범 당시에도 7개월 가까이 지각 출범한 바 있다.
여당은 이달 말까지 방심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앞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끝내 야당이 참여를 거부한다면 오는 6월 말까지 정부와 여당 추천위원으로 방심위와 뉴스통신진흥회를 정상 출범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미리 경고해둔다"고 말했다.
과방위에서 여당 몫의 위원 1명이 추천된 만큼 대통령과 국회의장 몫의 위원이 추천되면 야당 추천 위원 없이도 방심위 구성을 강행할 수 있다.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와 여당 추천 방심위원 6명의 명단을 먼저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1월에 방심위원 선정을 끝내서 언제든지 추천이 준비돼있다"며 "오래전부터 민주당과 협의를 통해 청와대와 여당, 야당이 함께 내정한 인사를 상호공개하여 부적격 인사를 배제하도록 조율하자고 했으나 청와대와 민주당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라고 주장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여권 추천 위원 6인 명단만 공개하면 일사천리로 (방심위가) 구성되는데 지금까지 145일째 표류하고 있다"며 "방심위원을 저승사자급으로 앉혀서 보수언론은 입도 뻥긋 못하게 하려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 추천 인사는 청와대와 여당의 추천 인사가 공개돼야만 할 수 있는가. 말이 안 된다"며 "그동안 관행이 그랬다면 잘못된 것이다. 왜 (잘못된 관행을) 답습해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방심위의 지각 출범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지난 4기 위원회도 7개월가량 늦게 출범했다. 그 사이 심의 안건 14만건이 쌓였다. 시급한 처리가 필요한 디지털 성범죄 민원은 1만건을 넘었다. 현재 궁여지책으로 방심위 사무처에서 자율규제에 나서고 있으나,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정보는 대응이 어렵다.
일각에서는 구성 지연으로 인한 심의 공백 발생을 막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상 방심위 임기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현행 방통위 설치법은 제18조에 '심의위원의 임기는 3년으로 하되, 한 차례에 한정하여 연임할 수 있다'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후임자 선임이 지연되면 전 위원이 심의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심위에 따르면 4기 위원회 출범 당시도 구성이 7개월 지연되며 통신심의 시정건수가 전년 세 배가량인 23만8000여 건이 지각 처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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