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협상 재개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온 끝에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한·미는 최근 진행한 대면 협의를 통해 북한이 대화 재개 의지를 가진 것으로 보고 추가 유인책을 제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양국은 우선 북한이 대화의 장에 복귀하면 뚜렷한 방안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에 '선(先) 대화 재개'를 거듭 촉구하며 재차 공을 넘긴 셈이다.
그러나 북한은 뚜렷한 명분 없이는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북한이 향후 어떤 선택지를 집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는 미국이 '하노이 노딜(No deal·협상 무산)'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해야 북한이 응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 북·미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당분간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간 잠잠했던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미, 北 나와야 '구체 방안' 제시
27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미 외교당국은 최근 나온 북한 담화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을 유인할 구체적인 유화책을 제시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지난 23일 담화를 통해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2일 미국 백악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대미 메시지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고 평가한 데 대해 "잘못된 기대"라고 일축했다.
한·미는 최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정 박 대북특별부대표 방한 계기에 북핵수석·차석대표 간 협의를 했는데, 이때 북한 담화를 분석하고 북한이 비핵화 협상 재개 의지를 가졌다고 판단했다.
양국은 북한이 담화 등에서 거친 언사를 사용하거나 무력도발 등 극단적 행동에 나서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동당 전원회의부터 시작해서 김여정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이 '트위터' 수준으로 (담화를) 날린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이라며 "톤(tone·말투)도 거칠지 않다. 정말 대화의 문을 닫으려면 훨씬 더 공격적으로,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까지 나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양국은 북한이 실제 협상 테이블에 나오면 구체적 방안을 갖고 대응하자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 방안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양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7~8월 도발가능성..."정형화된 패턴"
다만 북한이 비핵화 협상 재개에 앞서 뚜렷한 당근책을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목적 달성을 위한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1라운드를 통해 (북·미 간) 입장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1라운드는 끝났고 2라운드로 넘어가는데 어떤 방식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남았다)"며 "미국이 움직이지 않을 것은 분명하고 북측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도발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단 다음 달 4일 미국 독립기념일 즈음해서 (북한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큰 고비는 7~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는 경우"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은 그간 비핵화 협상 재개에 앞서 군사적 위기를 조성하는 '벼랑 끝 전술'을 펼친 뒤 유화적 태도를 보이며 국면 전환을 시도해왔다.
박 교수는 "정형화된 패턴으로, 오히려 지금 말로 주고받는 것보다 북한의 행동 후에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야 (북한이 대화에 나올) 최소한의 명분이 생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의) 도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미국도 설득해보고 북한에 메시지도 보내는데 쉽지 않아보인다"고 부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실무진은 여러 상황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는 최근 진행한 대면 협의를 통해 북한이 대화 재개 의지를 가진 것으로 보고 추가 유인책을 제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양국은 우선 북한이 대화의 장에 복귀하면 뚜렷한 방안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에 '선(先) 대화 재개'를 거듭 촉구하며 재차 공을 넘긴 셈이다.
그러나 북한은 뚜렷한 명분 없이는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북한이 향후 어떤 선택지를 집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결국 북·미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당분간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간 잠잠했던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1/06/27/20210627160659582859.jpg)
북핵문제를 담당하는 한국의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 가운데)과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왼쪽 가운데)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미 외교당국은 최근 나온 북한 담화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을 유인할 구체적인 유화책을 제시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지난 23일 담화를 통해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2일 미국 백악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대미 메시지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고 평가한 데 대해 "잘못된 기대"라고 일축했다.
한·미는 최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정 박 대북특별부대표 방한 계기에 북핵수석·차석대표 간 협의를 했는데, 이때 북한 담화를 분석하고 북한이 비핵화 협상 재개 의지를 가졌다고 판단했다.
양국은 북한이 담화 등에서 거친 언사를 사용하거나 무력도발 등 극단적 행동에 나서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동당 전원회의부터 시작해서 김여정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이 '트위터' 수준으로 (담화를) 날린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이라며 "톤(tone·말투)도 거칠지 않다. 정말 대화의 문을 닫으려면 훨씬 더 공격적으로,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까지 나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양국은 북한이 실제 협상 테이블에 나오면 구체적 방안을 갖고 대응하자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 방안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양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1/06/27/20210627161002629187.jpg)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왼쪽)·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다만 북한이 비핵화 협상 재개에 앞서 뚜렷한 당근책을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목적 달성을 위한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1라운드를 통해 (북·미 간) 입장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1라운드는 끝났고 2라운드로 넘어가는데 어떤 방식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남았다)"며 "미국이 움직이지 않을 것은 분명하고 북측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도발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단 다음 달 4일 미국 독립기념일 즈음해서 (북한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큰 고비는 7~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는 경우"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은 그간 비핵화 협상 재개에 앞서 군사적 위기를 조성하는 '벼랑 끝 전술'을 펼친 뒤 유화적 태도를 보이며 국면 전환을 시도해왔다.
박 교수는 "정형화된 패턴으로, 오히려 지금 말로 주고받는 것보다 북한의 행동 후에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야 (북한이 대화에 나올) 최소한의 명분이 생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의) 도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미국도 설득해보고 북한에 메시지도 보내는데 쉽지 않아보인다"고 부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실무진은 여러 상황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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