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샘이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왔다. 사진은 한샘 사옥. [사진=한샘]
한샘, 이번엔 매각 성사될까··· "지금이 적기"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최대 주주 지분 약 30%를 놓고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꼽힌다.
조 명예회장 측은 주당 25만 원 정도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거래 대상 주식 수로 환산하면 1조 7000억 원에 달한다. 한샘의 주가가 전날(13일) 종가 기준 11만 5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도자 측은 시세 대비 2배가 넘는 가격을 희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IMM PE의 인수 의지가 강해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샘은 그동안 물밑에서 매각 협상을 꾸준히 진행해 왔으나 가격 협상 단계에서 번번이 실패했다. 2년 전에는 글로벌 PEF인 칼라일, 국내 PEF MBK파트너스, CJ 등과 매각을 추진했고 지난해엔 신세계, 올 들어선 현대리바트 등을 대상으로 매각설이 돌았다. 하지만 한샘이 2017년부터 성추문, 대리점 갑질 논란, 비자금 조성 등으로 시끄러웠던 탓에 시장 가격은 이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업계에서는 조 명예회장이 자신의 뒤를 이을 마땅한 후계자가 없다는 점에서 매각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1939년생으로 고령인 조 명예회장은 1남 3녀를 두고 있지만, 장남은 2002년에 사망했고 손자는 아직 10대다. 세 자매는 각각 1.32%, 0.88%, 0.72%의 지분을 갖고 있으나 모두 회사 경영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1994년부터 한샘은 최양하 전 회장과 강승수 현 회장을 앞세워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새 주인 맞는 한샘··· 업계 판도 변화 가져오나
한샘이 IMM PE를 새 주인으로 맞이할 경우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더욱 몸집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1970년 부엌 가구 전문 업체로 출발한 한샘은 인테리어, 리모델링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국내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가구 구매 수요가 늘고 있고 ‘오늘의 집’과 같은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구도는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한샘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IMM PE는 온라인 분야에서 사업을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IMM PE는 온라인 가구 유통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오하임아이엔티의 대주주다. 이번 M&A를 통해 오하임아이엔티와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동시에 한샘의 온라인 채널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구 업계 한 관계자는 “한샘은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라는 지위를 온라인에서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사업 비중이 큰 것으로 안다”며 “IMM PE에 인수될 경우 오하임아이엔티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라도 온라인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샘과 IMM PE의 매각 논의는 주관사 없이 진행되고 있어 협상이 타결될 경우 빠르면 이번 주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한샘 측은 이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이번 매각설로 한샘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한국거래소로부터 조회 공시를 요구받은 만큼 이날 오후 6시까지 관련된 답변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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