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25)이 도쿄를 날았다.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4위로 값진 기록을 달성했다.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부문 남자 높이뛰기 결선이 1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 위치한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신 국립경기장)에서 열렸다.
결선 결과 우상혁이 4위에 올랐다. 두 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과 지안마르코 탐베리(이탈리아)다. 은메달은 건너뛰고 동메달은 막심 네다세카우(벨라루스)의 목에 걸렸다.
우상혁은 이날 8번을 받았다. 8번째 순서로 시도하는 것이었다. 가슴 번호는 2816.
우상혁은 2m19, 2m24, 2m27, 2m30을 단박에 넘었다. 자신의 최고 기록은 2m31.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선수들이 2m33으로 올렸다. 최고 기록을 2㎝나 웃도는 숫자. 그는 1차 시도에서 걸려 넘어졌지만, 2차 시도에서 넘었다.
한계를 넘은 셈이다.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한국 신기록인 2m34에 도전했다. 2m34 기록 보유자는 이진택으로 1997년 6월 20일 전국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세웠다.
박수를 유도하고, 자신에게 주문을 건 우상혁은 차분하게 뜀박질을 시도했다. 그리고, 가뿐하게 넘었다. 우상혁이 도쿄를 날았다. 순식간에 메달에 대한 가능성이 커졌다.
다른 선수들이 실패할수록 메달에 가까워지는 기분이었다. 바르심과 탐베리가 강력했다. 바르심은 고글을 끼고,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탐베리는 끝없이 경기장을 방황했고, 다양한 표정을 지었다.
우상혁은 2m37과 2m39를 모두 실패했다. 2m39 마지막(2차) 시도에서 실패하자, 그는 호탕한 웃음과 함께 중계 화면을 향해 경례했다. 국군체육부대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우상혁은 도전을 마치고, 코치에게 걸어갔다. 그리고는 얼싸안았다. 바르심과 탐베리가 모두 2m39에 실패하자, 공동 금메달로 결정됐다. 태극기를 두른 우상혁은 동메달을 기대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네다세카우에게 동메달을 수여 했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상혁에게는 2024 파리올림픽이 있다. 그가 이날 넘은 2m35는 메달보다 값진 의미가 있다. '우리도 높이뛰기를 할 수 있다'는 증명이다.
4위도 역사에 남는 성적이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 순위다. 종전 최고 순위는 8위다. 1984 로스앤젤레스올림픽 김종일(8위·멀리뛰기), 1988 서울올림픽 김희선(8위·높이뛰기), 1996 애틀랜타올림픽 이진택(8위·높이뛰기)이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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