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지난 6일 화상으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북한에 대화 재개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도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7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의용 장관은 6일 오후 8시부터 4시간 동안 화상으로 진행된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반도, 남중국해 등 지역 내 다양한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정부가 남·북·미 정상 간 합의를 기반으로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 대표로 참석한 안광일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북한대사에게 "북한 대표가 참석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로,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무상 대신 급이 낮은 현지 대사를 참석시켰다.
정 장관은 남북 정상 간 합의를 통해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로 한 약속을 이행할 것을 북측에 촉구했다. 특히 지난달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도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안 대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면서 북한이 권한을 부여받은 협상대표만 지정하면 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안 대사는 한국과 미국의 이 같은 발언에 직접적인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안 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경제회복 관련 조치를 주로 설명하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외부의 적대적인 압력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그렇지만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유혈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미얀마 사태도 논의됐다. 정 장관은 미얀마의 민주주의 회복 및 구금자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한국과 미국이 이달 중순경 실시할 예정인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중국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왕 부장은 "미국과 한국이 합동군사훈련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건설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정말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를 원한다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왕이 부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의 ‘가역 조항’을 발동하고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며 "이런 조치는 회담 재개를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북핵 협상의) 교착 상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RF 회원국은 한국, 북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10개국,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27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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