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선명한 브이(V)자 곡선을 그려온 중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 심상치 않다. 최근 실물경제가 빠르게 식어가면서 하반기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 것이다. 글로벌 투자 은행들도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中 경제성장률 일제히 하향조정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8.6%에서 8.3%로 낮췄다. 이마저도 중국 정부가 한 달 안에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다는 전제를 깔고 내놓은 수치다. 3분기 GDP 전망치는 기존 5.8%에서 2.3%로 낮추는 대신, 4분기 GDP 전망치를 5.8%에서 8.5%로 올려잡았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고, 지방정부 채권 발행과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등 다양한 재정·통화부양책을 내놓으면서 4분기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JP모건도 올해 중국 GDP 전망치를 기존 9.1%에서 8.9%로 낮췄고, 3분기 전망치도 4.3%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6%에서 8.2%로, 3분기 전망치는 1.6%로 낮췄다.
중국 국가 싱크탱크 전망도 비슷하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국가정보센터 주바오량(祝寶良)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9일 금융시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소비와 제조업 투자 등은 회복하지만 수출과 부동산 개발 투자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성장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3분기와 4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와 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1분기(18.3%)와 2분기(7.9%) 성장률에 비하면 대폭 낮아진 수치다. 그래도 올해 연간 GDP는 전년보다 8.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 지표에서도 경기 둔화세는 뚜렷이 감지된다. 특히 제조업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9% 상승하는 등 지난 3월부터 매월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PPI와 CPI 상승률 간 격차만 8%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다.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격차가 커질수록 기업 이익은 줄어든다.
중국 경제성장 견인차 역할을 했던 수출 전망도 불확실하다.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의 32.2% 증가에서 대폭 낮아졌다. 같은기간 수입도 28.1% 늘어 전월 증가율인 36.7%보다 크게 줄었다.
지준율 인하, 인프라 확대 등 추가 부양책 예상
경기 회복세 둔화 속 중국이 하반기 추가 재정·통화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이 하반기에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와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5개월 만에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9일 발표한 2분기 통화정책 집행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지 않는 가운데 외부환경이 한층 어렵고 복잡해지고 있다"며 "중국 경제회복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유연하고 적절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방침을 시사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학자들은 여전히 중국 경제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존재하면서 경제성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과 경제 정세를 고려해볼 때 중국 경제는 강한 회복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전히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차오밍 차이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활성화된 동부,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일어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하지만 (중국은) 코로나19 방역 능력이 미국 등 국가보다 현저히 높다. 방역에 성공하고 경제 회복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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