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11일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과 차하얼학회가 서울 종로구 서머셋호텔에서 ‘한중수교 29주년, 한·중관계의 신미래’를 주제로 연 한·중수교 29주년 기념 포럼을 통해 나온 주장들이다.
이날 포럼에 실시간 화상 방식으로 참석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중관계의 발전 추세를 연성강국 신외교 차원에서 분석했다.
이 전 대표는 “한국의 신외교 목표는 연성강국으로서 국가발전을 지향하고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이 차원에서 한국과 중국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되 차이점은 미루는 구동존이(求同存異)가 아닌 차이점을 적극 해석해 나가는 취동화이(聚同化異) 관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협력은 안보, 경제, 복지, 인문 분야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이 전 대표는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국 정부가 원로, 여성, 청년들이 참여하는 취동화이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양국 원로들이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해법을 찾는 ‘한·중 현인회의’ ▲여성의 시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한·중 여성평화회의’ ▲청년들이 양국의 다양한 도전과제를 논의하는 ‘한·중 쳥년미래회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대표는 봤다.
이 전 대표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의 여진이 아직도 남아 있다”며 “한·중관계 발전 과정에서 양국 간 이견과 오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문제의 해결은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취동화이의 노력을 재차 강조했다.
추궈훙 전 주한중국대사도 향후 30년을 바라보며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준을 전면적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전 대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향후 30년 한·중 관계를 내다보는 새로운 정치 문건을 작성해야 한다”며 “양국이 직면한 현 국내 정세를 감안, 협력 범위를 지역에서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하고, 필요 시 관계를 새로운 관계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 전 대사는 양국의 '2+2 전략대화체제'를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각자의 대미 관계가 한·중관계의 정상적인 발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세계 위상에 도전할 의사가 없고, 미국을 대체하려는 의도도 없다”며 “오히려 여전히 외교적 노력을 통해 미국과 상호 이익이 되고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신형대국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복잡한 미·중의 전략적 경쟁 앞에서 한국이 스스로 국익 판단을 내릴 것이고 쉽게 어느 한 편을 들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의) 대처에 어려움이 있으며 중국도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한·미 관계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의 조화로운 발전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추 전 대사는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양국의 청년 교류계획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까지 이어지는 한·중문화교류의 해 및 한·중 수교 30주년과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내년을 잘 활용해야 한다”며 “양국의 직접적인 인문 교류를 조속히 회복하고 양국 국민 간 우호증진을 위해 노력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는 정세현 민주평통 상임부의장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박금규 광화문리더스포럼 회장, 정양근 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 회장,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왕종이 중국 정협 위원 등 양국 석학과 전·현직 관료들이 직접 참석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코로나19 사태로 현장 참석이 어려운 이 전 대표와 추 전 대사를 포함한 한핑밍 차하얼학회 회장,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전 원장, 닝푸쿠이 전 주한중국대사 등은 실시간 화상 방식으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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