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홍콩증권거래소(HKEX)가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 증시에 새로 상장한 46개 기업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2120억 홍콩 달러(약 3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홍콩이 글로벌 IPO 3위를 차지했다고 중국 정보통신(IT) 매체 제몐이 이날 전했다.
홍콩거래소 매출도 크게 늘었다. 올해 1~6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크게 늘어난 109억900만 홍콩달러로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66억1000만 홍콩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 급증했다. 이 역시 반기로는 사상 최대의 순익을 기록한 것이다.
일일 평균 거래액도 60% 증대했다. 중국 본토와 주식, 채권의 교차 거래가 견조한 추이를 보이면서 수수료 수입이 대폭 증가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홍콩거래소가 이같은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중국 쇼트 클립(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콰이서우(快手, 01024.HK)와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의 물류 자회사인 징둥물류(京東物流, 02618.HK), 그리고 중국 바이오기업의 상장 덕분이다. 특히 지난 2월 홍콩에 상장한 콰이서우는 지난 2019년 글로벌 차량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우버 이후 글로벌 최대 인터넷기업 IPO(62억 달러) 기록을 세웠다.
최근 중국 공산당 규제 리스크로 홍콩 주식시장이 요동쳤지만, 홍콩거래소가 올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둘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뉴욕 증시 대신 홍콩 증시가 주요 상장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은 올해 150개 기업이 홍콩 증시에 상장해, 5000억 홍콩달러(약 74조원)를 조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현실화된다면 이는 홍콩거래소 사상 최고치를 또 갈아치우는 것이며, 올해 글로벌 IPO 3위 자리도 사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몐은 기대했다.
니콜라스 아구진 홍콩거래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앞으로도 거시 환경에 리스크가 크겠지만 홍콩 시장 매력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중국 규제와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최근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강화돼, 시장 변동성이 클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질서가 바로잡히면서 향후 더 안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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