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人] 은퇴한 60대 뭉쳤다… “수십년 경험에 기술 더해 히든챔피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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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1-08-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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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상 네오스 대표 인터뷰

김윤상 네오스 대표. [사진=아주경제DB]
 

“우리 회사 직원들이 전부 60대입니다. 제가 ‘(나이 들어) 손이 떨릴 때까지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경남 창원 소재 제조 기반 벤처기업 네오스의 김윤상 대표(63)는 18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의 정년은 따로 없다”며 이처럼 말했다. 6명의 회사 직원은 모두 이전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60대로, 네오스에서 인생 2막을 열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시니어들이 은퇴한 뒤 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이들과 손잡고 회사를 키워보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네오스는 전자‧자동차 등 제조업 산업 전반에서 부품을 가공할 때 쓰는 CNC(컴퓨터수치제어) 공작기계 주변 설비업체다. 삼성물산 '상사맨' 출신인 김 대표는 2009년 한 중소기업의 전문경영인을 거쳐 2014년 네오스를 창업했다. 이전까지 상사맨으로 살아온 그가 제조기업을 키운 데는 지난 30~40년간 제조업 현장에서 일해온 시니어 기술자들의 조력이 컸다. 김 대표는 “제가 직접 제품을 만들진 못하지만 기획하고 스케치해서 직원들에게 주면 이들이 제품화를 해낸다. 기계 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고장 났는지 아는 사람들”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CNC 공작기계의 필터링(여과) 설비에 대한 시장 수요를 확인하고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CNC 공작기계를 가동할 때는 마찰열을 냉각시키기 위해 절삭유를 사용하는데, 절삭유가 미세한 금속 칩(쇠 부스러기) 등과 섞여 내부 탱크에 쌓일 경우 악취와 기계 파손, 제품 결함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여과 설비가 보편화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김 대표는 여러 차례 해외 전시회를 다니며 관련 기술을 배우고 들여왔다. 이후 해당 기술을 보다 발전시켜 오일스키머, 페이퍼필터, 유수분리기 등 절삭유 여과 설비를 자체 개발했다. 절삭유를 이용하고 남은 기름층을 오일스키머로 끌어올린 뒤 페이퍼필터를 통해 미세 칩 등 이물질을 걸러내고 유수분리기로 기름과 물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기계 청소는 물론 절삭유 재사용도 가능하다.

지난해 말에는 이 모든 기술을 집약한 ‘이동형 절삭유 탱크 청소기’ 개발에도 성공했다. 김 대표는 “기존 절삭유 탱크 청소기는 고정형이라 기계마다 따로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대당 15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중소기업들의 요청을 받아 모든 기계에 돌려가며 쓸 수 있는 이동형 청소기를 만들었다. 세 차례 실패 끝에 3년 만에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부터는 이동형 절삭유 탱크 청소기의 렌털 사업을 시작한다. 구매 가격은 1000만원에 달하지만 임차하면 한 달에 30만원대로 기계 20대의 절삭유 청소가 가능하다. 김 대표는 이 사업으로 기하급수적인 매출 증가가 가능하다고 본다. 그는 “현재 연 매출이 20억원 수준이지만 내후년엔 1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전체 여과 설비 시장이 6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동형 절삭유 탱크 청소기가 절반을 커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단순 매출 증가에 지나지 않는다.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마련한 뒤엔 시니어 직원들 수에 맞게 청년들도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니어와 청년을 1대 1 매칭해줄 수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장년층의 아날로그 기술과 청년층의 디지털 기술을 융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이들과 함께 네오스를 히든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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