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반 금융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중국·동남아 지역 시장에서 성장해 온 한국의 소프트웨어(SW) 회사가 국내 금융권의 인터넷은행·마이데이터 구축 솔루션 공급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앤트파이낸셜로부터 800만달러(약 94억)의 투자 유치 후 6년만에 네이버클라우드 등이 참여한 시리즈B 투자 유치로 15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뱅크웨어글로벌 얘기다.
19일 뱅크웨어글로벌은 최근 SBI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네이버클라우드가 참여한 15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5년 앤트파이낸셜(현재 '앤트그룹') 투자유치 이후 6년만의 첫 국내 투자 유치 사례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이번 투자금으로 국내외 클라우드 금융솔루션 수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뱅크웨어글로벌은 한국IBM 출신 코어뱅킹 전문가들이 2010년 6월 창업한 금융 SW 전문기업이다. 그해 알리바바그룹 마이뱅크와 앤트파이낸셜 시스템 구축을 성공하면서 알리바바그룹 앤트파이낸셜의 투자유치로 글로벌 성장 발판을 다져 왔다. 차세대 클라우드네이티브 금융솔루션을 고도화하면서 서비스형 뱅킹 솔루션 '바다(BADA)'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축적한 클라우드 뱅킹 기술로 국내 클라우드 금융, 서비스형SW(SaaS) 금융 솔루션 공급을 위해 클라우드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기업 업무시스템, 금융·의료 분야 등 산업특화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번 뱅크웨어글로벌의 시리즈B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금융 특화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클라우드 기반의 뱅크웨어글로벌 금융SW 상품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이은중 뱅크웨어글로벌 대표는 "이번 시리즈B 라운드 투자는 뱅크웨어글로벌의 금융SW 사업모델과 성장성을 인정 받고, 아시아 최고의 금융SW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을 비롯한 경쟁·규제환경 변화, 고객 눈높이의 상승으로 금융사는 빅테크와의 디지털기술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라며 "우리는 금융사가 고객이 원하는 금융서비스 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차세대 금융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자사의 다양한 금융 시스템 구축용 패키지SW를 활용해, 대형 은행과 금융기관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여겼던 대규모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를 대신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뱅크웨어글로벌의 코어뱅킹 SW를 도입한 중국 마이뱅크는 초당 수만건의 금융거래를 처리하는 고성능을 달성하고 있고, 국내외 대형은행과 카드사는 10만종 이상의 금융상품을 개발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 대표는 "여전히 금융사들이 빅뱅 프로젝트와 맞춤형 시스템 개발을 선호하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금융 환경과 고객 요구에 맞는 IT 서비스를 확보하려면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라며 "고품질 코어금융시스템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맞춤형 패키지SW'의 장점이 해외뿐아니라 국내 금융사에도 알려지면서 뱅크웨어글로벌의 금융SW 공급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내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농협상호금융에 시스템 인터페이스 통합솔루션(BXI)과 자바 애플리케이션 개발플랫폼(BXM)을 공급했다. 지난 4월 가동한 대만 라인뱅크에 소비자금융서비스 구축용 통합SW를 공급했다. 한국자산신탁·하나자산신탁·KB부동산신탁·코람코자산신탁·교보자산신탁에 신탁사전용 ERP 솔루션(BX ERP)도 공급했다. 일본 신설 인터넷은행, 카드사·신탁사에 BXI, BXM, BX ERP, 코어뱅킹솔루션(BX CBP), 상품팩토리솔루션(BX PF)을 공급했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사 신규 시스템구축 사업에 금융 SW를 활발히 공급해 누적 라이선스 판매금액 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업무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솔루션을 아시아 6개국 100여개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에 활발히 공급하고 특히 한·중·일·대만의 인터넷전문은행에 코어뱅킹솔루션을 공급한 성과로, 최근 회사 매출은 6년전 앤트파이낸셜 투자유치 시점 대비 네 배로 뛰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6월부터 오는 2024년 5월까지 3년간 한국주택금융공사 '전산프로그램 유지보수 사업'을 맡아 IT업무시스템 유지보수와 운영환경 고도화, 신뢰성 유지를 위한 보안강화 등 업무를 수행한다. 공사의 대국민서비스 품질 개선, 서비스수준협약(SLA) 준수, 고효율 IT시스템 관리방안 이식 등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인공제회(SEMA) 차세대시스템, 예금보험공사 착오송금시스템, 한국주택금융공사 전산프로그램유지보수 등에 이은 공금융 수주 실적 확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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