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처 출신 공무원들이 민간 금융권으로 재취업하는 이른바 '모피아(MOFIA·재무부+마피아)' 사례가 박근혜 정부보다 25.6%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1금융권과 저축은행 취업이 전 정권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보험사, 저축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금융사 164곳을 조사한 결과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7~2020년에 경제부처 및 기관 근무자 250명이 금융권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2016년 금융기관 취업자 199명과 비교하면 25.6% 늘어난 것이다.
이 중 기획재정부 출신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39명에서 이번 정부 43명으로 늘었고, 기재부를 비롯해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주요 5개 경제부처·기관의 금융기관 취업도 102명에서 124명으로 늘었다.
금융기관 중에서는 1금융권과 저축은행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은행 등 1금융권에 재취업한 경제관료 출신 취업자는 70명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37명)보다 89.2% 증가했다. 저축은행은 50명에서 72명으로 늘어 44.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퇴직 공무원이 민간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취업심사를 받도록 돼 있지만 취업승인 심사제도 승인율이 90%에 달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혜인 의원은 "세월호의 교훈을 새겨야 할 문재인 정부가 느슨한 제도 개선으로 관피아·모피아 청산에 실패했다"며 "관료와 금융이 결탁한 카르텔이 굳건한 이상 경제금융개혁과 부패 청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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