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시장 개설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코넥스 시장 무용론이 더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코넥스 시장 거래 및 신규 상장 활성화를 위해 늦어도 2022년 초에 개선 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는 총 7개로 2020년 12개에 비해 5개 줄었다.
여기에 목재 가공업체인 제이엠멀티와 소프트웨어 개발기업인 예스피치가 지난 11월 거래소에 신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로 이들 기업이 연내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면 7개로 늘어난다.
코넥스 시장 신규 상장 기업 수는 2013년 45개를 시작으로 2016년 50개까지 늘었지만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20개로 줄어든 데 이어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17개, 12개로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닥 상장 요건 완화를 코넥스 시장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게 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는 2013년부터 기술특례상장 적용 대상 확대, 적자 기업에도 상장 기회를 제공하는 '테슬라 요건' 도입 등을 통해 코스닥 시장 상장 요건을 완화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 개설 초기에는 코스닥 상장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서 상당수 기업이 상장했다"며 "그러나 코스닥 상장 기준이 낮아져 코넥스에 상장하지 않아도 코스닥 시장에 곧바로 상장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쉬워지면서 코넥스 소외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소액투자전용계좌 및 기본 예탁금 제도 등도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일반 투자자가 코넥스 상장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는 기본 예탁금으로 30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소액투자전용계좌의 경우 투자 한도가 300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금융당국과 거래소 등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코넥스가 사방팔방으로 치이고 있는 형국"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코스닥에도 없고 장외시장에도 없는 기본 예탁금 제도의 유효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코스닥과 달리 코넥스는 신규 상장하려는 기업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코넥스 기업이 더 쉽게 코스닥으로 이전할 수 있는 인센티브 등 코넥스 유인책은 높이고 부담은 줄이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거래소는 우선 코넥스 기업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상장 프로세스 일부를 개정하기로 한 상태다. 신규 상장과 관련해서는 기존 오프라인 방식으로만 가능했던 신청 서류 제출을 온라인으로 확대했다. 변경 및 추가 상장에 대해서는 제출 대상 서류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실무 단계에서 기업들이 더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코넥스 기본 예탁금 제도 폐지 및 코넥스와 코스닥 시장 통합에 대한 의견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넥스 기업이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보다 위험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코넥스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기본 예탁금을 폐지해 투자자들의 판단에 맡기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상장의 경우 이미 상장 요건이 많이 낮아진 상황인 만큼 문턱을 더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코넥스와 코스닥 시장을 단계적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이르면 조만간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본 예탁금을 비롯해 신규 상장 요건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2021년 말 또는 2022년 초에 개선 방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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