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한 KB금융지주는 대표 임기가 만료된 8개 계열사 가운데 4곳(KB국민은행·KB국민카드·KB생명보험·KB저축은행)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이달 초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55)을 내정한 데 이어 국민카드 대표이사 후보로 이창권 KB금융지주 전략총괄·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56)을 추천했다. KB생명보험 대표이사 후보로는 이환주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57)을, KB저축은행 대표이사 후보로는 허상철 국민은행 스마트고객그룹 전무(56)를 추천했다. 신임 대표이사 임기는 2년이며, 이들은 모두 1960년대 중반에 출생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 내정자가 1966년생으로 가장 젊으며, 이창권 국민카드 대표 내정자와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내정자가 각각 1965년생, 이환주 KB생보 대표 내정자가 1964년생이다.
대추위 역시 “빅블러(Big Blur) 현상의 심화 속에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구축하기 위해 시장 지위를 레벨 업(Level-up)할 수 있는 역동적인 차세대 리더 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고 언급했다.
금융지주사들이 계열사 대표이사 세대교체에 나선 데는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 대응하고 디지털 전환과 MZ세대 공략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통상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은 보수적이고 연공서열을 중요시하는 조직문화가 강했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와 맞서기 위해서는 ‘젊은 조직’을 통해 디지털 변화에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선제적으로 세대교체에 나선 만큼 인사를 앞둔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의 경우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더 이상의 연임은 없다고 선언한 점에서 ‘포스트 김정태’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도 내년 완전 민영화 첫해를 맞아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을 교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지주들의 계열사 CEO 대거 교체와 맞물려 이달 말 진행되는 부행장 등 임원진 인사에서도 1960년생 중반 중심의 인적 쇄신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