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IPO 흥행…SK 계열사 고평가 논란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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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2-04-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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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쉴더스·원스토어 상장땐 1조 자금유입

  • 쉴더스 공모총액 업계 1위보다도 높아

  • 원스토어 당기순손실 '대어급'이라기엔…

  • 비교기업으로 순이익 42조 텐센트 꼽아

[사진=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 얼어붙어 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이다. 2분기 상장을 노리는 대어급이 줄줄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그룹의 계열사가 연이어 상장을 앞두고 있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바로 주인공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얼어붙은 IPO 시장에 모처럼 온기가 돌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다만 IPO 성공의 관건은 몸값이라는 점에서 다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공모가를 두고 고평가 논란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SK쉴더스·원스토어 상장 성공하면 1조 자금 유입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법인은 총 7곳이다. 모두 상반기 중 수요예측과 일반공모를 마치고 상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SK그룹 계열사가 두 곳이나 있다는 점이다. SK스퀘어의 핵심 자회사인 SK쉴더스와 원스토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올 상반기 IPO시장에서 최대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쉴더스는 국내 사이버 보안 업체인 SK인포섹이 물리 보안 기업 ADT캡스를 흡수합병해 출범한 곳이다. 사이버보안과 물리보안을 모두 영위하는 기업이다.

SK쉴더스의 희망 공모가는 3만1000~3만8800원으로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3조5052억원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2710만2084주다. 다음 달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후 9일과 10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이 이뤄진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모건스탠리·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다. 공동 주관사는 KB증권이 맡는다. 총 공모 규모는 최대 1조515억, 최소 8401억원이다. 구주매출 비중은 46.7%다.

SK쉴더스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증거금을 환불받는 날은 같은 달 12일이다. 그리고 그 날은 원스토어의 일반 청약이 기다리고 있다.

원스토어는 국내 애플리케이션 마켓 기업이다. 최대주주는 SK스퀘어로 지분율은 48.41%다. 희망 공모가는 3만4300~4만1700원으로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10억원이다. 공모 규모는 2284억~2777억원이다. 

회사는 오는 5월 9일부터 10일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후 12~13일 이틀 동안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주관사는 KB증권·NH투자증권·SK증권이 맡는다. 구주매출 비중은 29.1%다.

두 회사의 상장이 마무리되면 SK그룹 계열사의 IPO만으로도 1조원이 넘는 신규 자금이 증시에 새롭게 투입되는 셈이다.
 
SK쉴더스 고평가 논란…업계 1위 제치고 대장주 되려나

문제는 기업의 가치다. IPO는 항상 성공하지는 않는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많은 종목들이 기대 이하의 공모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SK 쉴더스와 원스토어도 이런 조짐이 보이고 있어 금융투자업계의 우려가 나온다.

먼저 공모가를 산출하기 위해 선정한 비교기업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SK쉴더스는 비교기업으로 미국 ADT(NYSE)와 Qualy(나스닥), 알람닷컴(나스닥)을 선정했으며 국내 기업으로는 에스원과 안랩을 선정했다.

미국 기업이 국내의 SK쉴더스와 얼마나 유사한지도 문제지만 투자자들의 의문을 사는 점은 에스원에 대한 상대적인 저평가다. SK쉴더스가 계획대로 IPO를 마칠 경우 보안업계의 대장주는 SK쉴더스가 된다. 하지만 정작 보안분야의 점유율은 에스원이 훨씬 높다.

SK쉴더스는 공모가를 산정하면서 경쟁사 에스원의 EV(기업가치)를 2조원으로 계산했다. 그리고 자사의 기업가치는 4조7016억원으로 적용했다. 문제는 이미 에스원은 시장에서 2조7000억원대 시가총액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SK쉴더스의 증권신고서가 결국 에스원의 매도보고서인 셈이다.
 
매출 2000억 기업이 애플·구글과 어깨를 견준다고?

비교기업의 선정 문제는 원스토어가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원스토어가 처음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비교기업을 구글(알파벳)과 애플, 카카오로 정했다. 이후 구글과 애플을 제외하고 텐센트와 네이버, 넥슨으로 교체했다.

회사 측은 재무적 유사성과 사업적 유사성 및 일반기준 등을 감안해 비교기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설명에 공감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매출 2142억원에 영업손실 58억원, 당기순손실 60억원을 기록한 곳이다. '대어'라기에는 매출이 적고 수익성도 낮다.

반면 비교기업인 구글과 애플은 지난해 매출액만 각각 432조원, 294조원에 달하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수백에서 수십조원에 달한다. 

두 곳을 대신해 선정된 텐센트도 지난해 매출 106조원에 영업이익 51조원, 당기순이익은 42조원이다.

국내기업을 살펴봐도 원스토어와 비교하기에는 무리수가 엿보인다.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은 6조1366억원에 영업이익은 5949억원이다. 네이버도 6조8176억원의 매출에 1조3254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기업이다.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비교기업은 바뀌었으나 공모가는 바뀌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준 부분이다. 

이에 단순히 공모 일정을 바꾸기 위한 증권신고서 정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신고서 정정으로 일반청약일이 5월 12일이 됐는데 이날은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공모주 청약에 2000원의 수수료를 받기 시작하는 날이다.
 
진짜 대어는 어쩌면 '태림페이퍼'?

현재 대어급으로 취급받는 곳은 SK쉴더스와 원스토어지만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하는 태림페이퍼도 주목하라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태림페이퍼는 지난 3년 동안 평균 매출 6874억원과 평균 영업이익 894억원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전체 규모는 무시하고 그저 구조가 비슷하다고 같은 멀티플을 받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며 "고양이와 사자는 다른 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고평가 논란이 있던 포바이포가 수요예측과 일반공모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 것처럼 다소 비싸더라도 시장성이 확실하다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며 "보안(SK쉴더스) 수요는 증가세며 앱마켓(원스토어) 분야는 처음 상장이라는 점에서 투자포인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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