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주거비와 주택 공급량이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주택공급이 조정될 수 있도록 공급 관련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8일 발간한 KDI 현안분석 '임대 주거비 변화와 주택공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통합주거비는 2012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장기간 하락했다가 2020년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1년 현재 통합주거비는 2011년 대비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2020년부터 주거비와 전세가격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요-공급 측면에서 보면 2017년 이후의 주거비 변화는 2020년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임대공급 측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2017~2019년 중 임대공급의 증가로 주거비가 하락하고 임대거래량이 증가했다가, 2021년에는 임대공급이 감소하면서 주거비가 상승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2020년에는 임대수요가 임대공급보다 더 증가하면서 주거비와 임대거래량이 모두 상승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지윤 KDI 부동산연구팀장은 "신규 주택공급은 전체 주택 수를 증가시켜 자가공급뿐 아니라 임대공급을 확대시키기 때문에 임대료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분석기간(2011~2021년) 중 1년 미만 아파트의 임대거래를 조사한 결과, 아파트 입주물량의 약 17~26%는 임대시장으로 출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아파트 물량 중에서 임대로 공급되는 정도는 입주물량이 많을수록 컸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입주물량 중 임대시장으로 출회되는 비중이 22~42%로 높았다.
신규 주택은 멸실 이전까지 지속적으로 임대시장에 남아 있기 때문에 주택공급의 주거비 안정화 효과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오 팀장은 예상했다.
실제로 15개 시도별 지역 패널 분석 결과, 지역별 신규 주택공급은 약 2년간 해당 지역의 실질 통합주거비를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통합주거비가 2019년 초중반까지 하락했다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모습 역시 주로 신규 아파트 공급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적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8년까지 증가했다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고, 이에 따라 실질 주거비도 하락했다가 재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오 팀장은 "장기적으로 수요 변화에 따라 자율적으로 주택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위적인 공급규제를 지양해야 한다"며 "공공주도 공급이 어려운 도심지에 신규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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