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새로운 자금줄로 주목받는 크레디트 펀드··· 사모펀드들도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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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5-3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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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유대길 기자]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본격적으로 크레디트 펀드에 진출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크레디트 펀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유럽처럼 기업 자금 조달 경로가 다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해 시장 선점에 나선 측면도 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PEF 운용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크레디트 펀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2020년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자회사인 IMM크레딧솔루션(ICS)을 출범하며 신호탄을 쏜 뒤 VIG파트너스, 글랜우드PE가 각각 VIG얼터너티브 크레딧(VAC), 글랜우드크레딧을 설립했다. 올해 들어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 어펄마캐피탈 등이 크레디트 투자를 위한 법인이나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글로벌 운용사인 KKR 역시 지난 25일 약 11억 달러 규모의 크레디트 펀드 모집을 마감했다. 브라이언 딜라드(Brian Dillard) KKR 아시아 크레딧 대표는 “아시아는 크레딧 자본 1달러당 은행 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80센트인데 이는 북미와 유럽 대비 훨씬 높은 수치"라며 "기업 자금 조달 방법에 불균형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러한 제한적인 비은행 공급이 대체 크레디트 운용사들에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트 펀드는 PEF 자금을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사모대출펀드(Private Debt Fund), 구조화 채권이나 부실 자산 등 보다 넓은 범위의 자산에 투자하는 사모신용펀드(Private Credit Fund)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경영권을 가져오는 바이아웃(Buy Out) 펀드와 달리 소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도 크레디트 투자에 해당한다. 기존 PEF운용사들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로 분류되며 펀드 자산 중 50% 이상을 반드시 지분 투자에 사용해야 했지만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며 시장 진입이 가능해졌다. 

금리 인상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며 크레디트 펀드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경영권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올려 수익을 거두는 바이아웃 펀드에는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비용이 높아지는 한편 주식시장도 약세로 돌아서면서 기업가치를 올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반면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PDF 등은 오히려 금리 인상을 통해 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코로나19와 함께 신사업 진출에 나선 것도 크레디트 펀드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외국에서는 크레디트 펀드가 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크레디트 펀드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는 추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6~7% 수준 수익률을 추구하는 대형 기관투자자에는 크레디트 펀드가 딱 알맞은 투자처라 할 수 있다"며 "다만 미국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정책적으로 기업 대출을 줄이며 크레디트 펀드에도 기회가 열린 측면이 있는데, 한국도 같은 경로를 밟을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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