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소득세제 틀을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물가는 오르는데 과세표준(과표)과 세율은 그대로 유지되다 보니 같은 급여를 받아도 세금은 더 내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현행 소득세 과표와 세율을 전반적으로 손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과표 구간 조정을 검토하는 건 2007년 이후 15년 만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8단계 과세표준 구간을 두고 6∼45%의 소득세율을 적용한다. 그동안 고소득층의 과표 구간이 일부 추가되거나 세율이 조정되긴 했지만, 서민이나 중산층이 다수 포함된 △1200만원 이하(세율 6%) △4600만원 이하(세율 15%) △8800만원 이하(세율 24%)는 15년째 그대로다. 같은 기간 물가가 연평균 1.3%씩 오른 점을 감안하면 과표와 세율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사실상 증세가 이뤄진 셈이다.
정부는 과표 구간 조정을 통해 자연적인 물가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개편에서 그간의 물가 상승률을 한 번에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2007년 대비 31.4%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더욱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과표 하위 구간을 세부 조정하는 방안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현 상태에서 과표를 일괄적으로 올리기만 하면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현재 37%나 되는 소득세 면세자를 더 늘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하위 과표구간을 현행(1200만원)대로 유지하되 구간을 세분화하는 방안과 지금보다 낮은 하위 과표구간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소득세 개편 방안을 마무리하고 소득세와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등 윤 정부의 세법 개정 초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개정 세법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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