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이 6개의 전시와 특별 프로젝트를 통해 동시대 미술을 연결하고 확장한다.
리움미술관은 오는 9월 2일부터 △기획전시 ‘구름산책자’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 ‘공예 지금’ △특별 프로젝트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 ‘전소정: 그린 스크린’, ‘장영규: 추종자’를 선보인다.
다양한 동시대 미술을 만날 수 있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전시다. 아시아 예술과 사회를 조망하여 지속가능하고 상생하는 미래를 그려보고, 현대 도예와 공예, 사운드 작업과 증강 현실(AR) 작품들을 전시했다. 역동적으로 틀을 깬 리움미술관의 변화가 눈에 띈다.
◆ 리움서 기획한 첫 아시아 전시 ‘구름산책자’
‘구름산책자’는 리움미술관에서 기획하는 첫 아시아 전시다. 미술·건축·디자인·음악·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24명(팀)과 작품 45점을 오는 1월 8일까지 선보인다.
리움미술관은 “전시는 문명 전환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시기, 세계질서를 좌우하는 영향력이 확대된 아시아 사회와 예술의 역할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진다”라며 “특히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나드는 확장된 시각과 새로운 문화적 연대의 필요성을 자각하며, 기존의 지정학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난 보다 사려 깊고 자유롭고 지속 가능한 미래의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라고 말했다.
전시 주제는 △사려깊은 물질 △이상한 서프 모프 워프 △공감각적 몰입으로 나눴다. 전시장에서 작품들은 서로 교차하고 뒤섞이며 미래의 상상을 제시한다.
‘사려깊은 물질’에서는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한 다양한 재료를 발견하고 연구하며 이를 삶에 적용하기 위해 실천하는 건축가, 디자이너, 작가의 작업을 다룬다.
전시실 입구에서는 신소재 오염 흡수 천을 사용하는 쿠마 켄고의 부드럽고 지속가능한 조각 설치 ‘SU:M’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으로 연간 자동차 9만 대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의 오염물질을 흡수할 수 있다.
베트남 남부의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돈 탄 하의 수상가옥 ‘물 위의 대나무집’은 생존의 문제가 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눈앞에서 보여준다.
주제 ‘이상한 서프 모프 워프‘를 통해서는, 인간 외에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는 행성의 이야기를 다룬 SF작가 김초엽의 신작소설 ‘사모나 연작’과 중국 도교식 장례 풍습과 데이터 클라우드의 세계를 결합한 모토구오의 ‘당신은 거주하는가 떠나는가?’를 소개한다.
주제 ‘공감각적 몰입’을 통해서는 현실과 가상, 물질과 비물질, 피지컬과 디지털이 경계 없이 혼합되는 세계에서 변화하는 우리의 인지와 감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홍민키 작가는 새로운 ‘공중도시’ 시리즈를 통해 시각 장애인 유튜버를 다룬다. 일본의 전통 정원 양식을 디지털 버전으로 치환한 아지아오의 ‘카레산스이’와 인도네시아의 킬리만탄 지형을 네온 빛 그래픽 풍경으로 펼쳐 보이는 트로마라마의 ‘솔라리스’를 만날 수 있다.
전시를 담당한 곽준영 리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세 개의 주제는 전시장 내에서 함께 교차하고 함께 뒤섞여 미래의 상상이 다채롭게 증식하는 풍경으로 제시된다”며, 특히 “각각의 건축 프로젝트들이 하나의 작품이자 또 다른 작품을 품은 공간, 전시장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면서 흥미롭고 예기치 못한 경로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 상설 기획전시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공예 지금’
고미술 상설전(M1)과 현대미술 상설전(M2) 공간에서 각각 현대 공예와 도예 작품을 다루는 기획전시를 개최하여 공예와 백자의 창의적인 확장에 주목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여월지항如月之缸: 박영숙 백자’전은 조선시대 실용기였던 ‘달항아리’를 통해 현대 도예와 미술 매체로서 백자의 가능성을 탐색한 박영숙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전시는 박영숙의 달항아리 작품 약 29여점을 현대미술 상설전(M2) 2층에서 11월 20일까지 열린다.
작가의 달항아리는 조선시대 17세기 후반부터 만들어진 백자항아리 전통에서 출발하지만, 티 없이 맑은 백색과 70cm에 달하는 장대한 크기의 백자를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측면에서 동시대적 특성을 갖는다. 일반적인 달항아리는 50cm 이하의 크기다.
또한 작가는 달항아리를 캔버스 삼은 회화작업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현대미술의 매체로 백자의 역할을 새롭게 부여한다.
이우환 화백과 협업한 작품은 달항아리의 새로운 확장을 보여줬다.
‘공예 지금’전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 공예 작가의 작품, 디자이너와 전통 장인이 협업한 작품을 고미술 상설전 공간(M1)의 층별로 오는 1월 29일까지 소개한다.
M1 4층에는 디자이너 김백선과 소목장 조석진이 생전에 함께 제작한 ‘심재 心齋 4’를 선보인다. 자연의 나뭇결과 선을 구현한 서랍장 작품은 또 다른 자연의 소재인 흙으로 빚은 청자와 함께 배치되며 잔잔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3층은 조성호의 특유의 질감을 살린 그릇 모양 금속기 표면을 투박한 문양들로 촘촘히 메워서 채운 작품 ‘눈으로 만지기’를 선보이고, 2층 정해조의 옻칠 연작 ‘색광률 시리즈’는 한국 전통의 오방색을 옻칠 방식으로 표현하여 빛의 광택과 율동감을 결합한 색채의 향연을 선사한다.
◆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전소정: 그린 스크린’·‘장영규: 추종자’
미술관 곳곳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해석이 돋보이는 3개의 특별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가상현실(AR) 기술, 전시 공간으로 확장된 미디어 월, 사운드와 건축의 협업 작업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칼레이도스코프 아이즈’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뜻밖의 장소에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영국 어큐트 아트(Acute Art)의 예술감독 다니엘 번바움과 협력하여 이불, 구정아, 차오 페이, 올라퍼 엘리아슨 등 16명의 작가의 증강현실 작품 38점을 리움미술관 로비와 야외 호암미술관 야외 정원 등 실내외 공간에서 오는 11월 27일까지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리움미술관이 제작 지원한 이불의 증강현실 신작인 ‘취약할 의향-메탈라이즈드 벌룬 Ver.AR22’을 최초로 공개한다.
리움미술관 로비에서는 대형 스크린인 미디어 월을 활용해 역량 있는 영상 작가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는 월 프로젝트를 신설했다. 첫 전시로 ‘전소정: 그린 스크린’을 오는 1월 29일까지 개최한다.
전소정은 서로 다른 것들이 넘나들고 파고드는 경계에 관한 감각을 다루는 4점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이클립스Ⅰ,Ⅱ’는 작곡가 윤이상의 삶과 음악을 모티브로 하여 분단과 경계를 둘러싼 시선을 교차시킨다.
‘먼저 온 미래’는 남북 연주자가 대화를 통해 공동의 곡을 완성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린 스크린’은 DMZ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으로 이 기념비적인 공연들을 둘러싼다.
강당 라운지에서 펼쳐지는 사운드 전시인 ‘장영규: 추종자’는 미술관 휴게공간에서도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작품은 장영규가 제작한 판소리 전수과정을 담은 아카이브 음원과 푸하하하프렌즈 건축사무소가 음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의자와 테이블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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