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가세 '새벽배송' 더 빨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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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3-01-0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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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풍산점 전경 [사진=이마트]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간 새벽배송 경쟁이 현실화할 조짐이다.
 
유통산업발전법 완화로 영업시간 제한 해제가 급물살을 타면서 대형마트가 새벽배송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은 그동안 이커머스 성역이었다. 대형마트는 0시부터 10시까지 영업시간이 제한돼 왔다. 이 시간대에는 배송도 금지된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시장 진출을 막는 진입장벽이 바로 영업시간 제한이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유통산업발전법 규제가 10년 만에 완화되면서 새벽배송 제한 빗장이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조정실이 전국상인연합회·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과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기대감은 커졌다. 상생협약에는 ‘대형마트 등의 영업제한시간,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통신판매) 허용을 위해 공동 노력하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형마트업계는 “이커머스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 완화로 쿠팡이 주도하는 새벽배송 시장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주요 대형마트 점포는 380여 개에 이른다. 물류센터를 380여 개 확보한 셈이다.
 
대형마트는 380여 개에 이르는 근거리 매장을 통해 거점 물류 방식인 이커머스보다 늦은 시간대에 주문하고 더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이커머스의 자정 전 주문, 익일 오전 7시 이전 배송을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은 당일 새벽 3시 주문, 오전 7시 이전 배송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대형마트도 온라인 배송 사업에 긍정적이다. 대형마트는 기존 온라인 배송(영업시간 내 운영)에 새벽배송이 더해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단 협약만 맺은 것이어서 아직 새벽배송 진출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영업시간 제한 해제가 확정되면 진출을 검토할 것"이라며 "소비자로서는 쓱배송 서비스 시간이 늘어나 주문시간에 제약이 없어지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잠재적 경쟁 상대인 이커머스업계도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사업 확대를 환영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이커머스가 경쟁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진출로 인해 전체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대형마트 점포보다 이커머스에서 취급하는 품목이 훨씬 다양하기 때문에 품목 경쟁에서 여전히 이커머스가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대형마트 일부에서는 새벽 인건비 부담 증가 등으로 새벽배송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규제가 해제된 것은 시장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롯데마트 계열 롯데온은 지난해 상반기 새벽배송을 접었다. 영업시간 제한으로 제약이 컸기 때문이다. 신세계 이마트 계열 쓱닷컴도 충청권에서 철수하고 수도권에서만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 물류센터가 없는 홈플러스는 새벽배송을 하지 않고 ‘1시간 배송’과 ‘저녁배송’을 해왔다.

대형마트업계 다른 관계자는 "새벽 배송을 할 기회가 열리고 있지만 비용 대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어 새벽배송 여부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기존 시도했던 방식과 분명한 차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안내 내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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