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업계의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KFC와 쉐이크쉑버거(이하 쉑쉑버거)가 슬그머니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버거업계 선두주자인 롯데리아가 인상을 결정하자 경쟁사들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는 양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FC는 전날 일부 메뉴 판매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버거류는 평균 200원, 치킨류는 평균 100원 올랐다.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 가격을 올린 KFC가 7개월 만에 다시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13개월 사이에 세 차례 가격 인상이다.
대표 메뉴인 징거버거는 기존 5300원에서 5500원으로 200원(3.8%) 상승했다. 지난해 1월(4700원) 가격과 비교하면 800원 상승한 수준이다. 인상률은 17%로,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7.7%)의 두 배 이상이다. 오리지널치킨은 한 조각에 3000원으로 100원 인상했다.
대표 단품 메뉴인 쉑버거 가격은 기존 7300원에서 7700원(5.5%)으로, 슈룸버거는 1만원(4.2%)으로 각각 400원 뛰었다. 쉑스택버거는 1만3900원으로 800원(6.1%) 인상했다. 이는 지난해 1월 25일 이후 딱 1년 만으로, 별다른 공지 없이 이뤄져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직장인 김지영씨(여·30대)는 "가격 인상된다는 얘기를 못 들었는데 매장에 갔더니 가격이 올라서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쉑쉑버거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가격 인상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매장 앞에 공지하도록 조치하고 있다"면서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초 버거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줄줄이 이어지자 경쟁사들도 인상 시기를 조율 중이다. 지난해에도 롯데리아가 인상 포문을 열자 맥도날드, 노브랜드 버거, 버거킹, 맘스터치 등 경쟁사들이 뒤따라 올린 바 있다.
현재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업체는 맘스터치, 노브랜드 버거, 맥도날드, 버거킹 등이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인상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상반기 중에 올리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가격을 인상해 달라"는 가맹점주들의 요청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맹점주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물류비, 전기세, 가스비 등이 동시에 급상승하면서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현재 가격 그대로 유지해서는 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해 본사로 점주들이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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