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에 이어 조현동 1차관이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독도영유권 문제와 위안부 관련 문제는 의제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시했다.
조 차관은 19일 오후 'YTN 뉴스 와이드'에 출연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독도문제, 위안부 문제가 거론됐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독도나 위안부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라며 "사전에 실무진에서의 협의 과정에서도 의제로 상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5년 말에 한·일 간에 이루어진 위안부 합의는 양국 정부 간의 공식적인 합의가 맞고 그 또한 문재인 전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가 있다"라며 "다만 지난 정부에서 그 이행이 사실상 중단됐고 그 다음에 이행을 맡았던 기관인 화해치유재단은 사실상 해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합의의 정신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또 그분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게 목적"이라며 "남은 기금을 활용해서 그러한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 간에 협의를 거쳐야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선 "1965년 일본과 청구권 협정을 맺었다"며 "따라서 청구권 협정의 당사국이기 때문에 이를 존중하고 이행해야 될 의무가 있고 2018년에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기 때문에 그 대법원 판결도 존중한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 6일 공식화한 '제3자 변제 방식'에 대해선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서 고심 끝에 두 가지를 다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마련한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내린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 역시 지난 18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독도라든지 위안부 문제는 의제로서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의제로 논의된 바 없다는 것은 기시다 총리가 그 부분에 대해 말을 꺼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느냐'고 거듭 묻자 박 장관은 "정상회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선 "우리 정부의 대승적·주도적 결단에 따라 해법을 제시하고 12년 만에 한·일 양자 정상회담이 이뤄진 것"이라며 "커다란 미래를 위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관계 발전의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 등은 지난 16일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2015년 타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청하고 독도 영유권 문제도 언급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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