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신용공여 잔고가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4월 26일 이후 약 3개월만이다. 단기간에 빚투 규모가 급증했고 증시도 조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연쇄적인 대규모 반대매매가 우려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국내증시 신용공여 잔고는 총 20조1179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9조9198억원, 코스닥이 10조139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증시 신용공여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한 시점은 지난 25일이다. 25일 신용공여 잔고는 20조597억원을 기록했다. 빚투 규모가 20조원을 상회한 것은 지난 4월 26일(20조857억원) 이후 약 3개월만이다. 빚투 규모는 이후 꾸준히 감소, 지난 5월 17일에는 18조3861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반등하며 두달여만에 1조6736억원(9.10%) 급증했다.
빚투가 증가하는 동안 국내증시도 상승을 거듭했다. 5월 17일부터 7월 25일까지 코스피는 2494.66에서 2636.46으로 141.80포인트(5.68%), 코스닥은 834.19에서 939.96으로 105.77포인트(12.68%)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증시에서 신용거래융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0.77%에서 0.79%로 늘었다.
문제는 국내증시가 조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6일 코스닥은 전일 대비 39.33포인트(4.18%) 내린 900.63으로 거래를 마쳤다. 당일 고점(956.40) 대비로는 6%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이로 인해 1480개 종목이 하락 마감하며 역대 하락 종목수 1위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27일에도 전일 대비 16.84포인트(1.87%) 내린 883.79로 거래를 마치며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증시 조정은 반대매매 우려를 키우는 중이다. 반대매매는 신용거래융자 등을 이용해 주식을 매수한 상황에서 주가 하락으로 인해 담보가치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하락했을 때 추가담보를 기간내에 납입하지 못하면 해당 계좌가 보유한 주식을 강제청산하는 제도다. 장 초반 시장가로 매도가 이뤄진다. 증시가 꾸준히 하락할 경우 대규모 강제청산 물량이 쏟아지면서 반대매매와 증시 하락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6일 조정으로 담보가치비율이 깨진 계좌들은 28일 장시작 전까지 추가담보를 납입하지 못하면 장시작과 동시에 반대매매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급속도로 증가한 빚투 규모를 감안하면 연쇄 반대매매 가능성은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대매매 규모는 이미 전월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는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기준으로 7월 일평균 전일자 미수금에 대한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5655억6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4725억5700만원) 대비 930억900만원(19.68%) 증가한 수준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들의 변동성 및 후유증에 따른 추가 투매와 신용 반대매매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