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을 두고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연일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반면 잼버리를 함께 이끈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9일부터 언론에 나서지 않고 있다. 여가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을 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김 지사는 15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잼버리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도민 여러분을 포함한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전날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잼버리 개최지 도지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전북책임론을 두고는 주무부처인 여가부에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문제가 된 음식·화장실·해충 문제 등은 명확하게 조직위 업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북도가 연일 잼버리 파행 책임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은 것과 달리 여가부는 여전히 침묵을 유지 중이다. 전날 열린 여가부 정례브리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은 이날 "김현숙 장관은 조직위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여가부가) 잼버리 책임 의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추가 예산 소요와 각종 의혹에도 같은 자세를 유지했다. 태풍 '카눈' 여파로 발생한 추가 비용에 대해서는 "아직 잔류 인원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나중에 말씀드릴 수 있다"라고만 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참가 규정을 어기고 초등학생 참여를 권유한 정황이 드러난 데 대해서는 "여가부는 청소년 주무 부처로서 아동·청소년 보호를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잼버리 개영 이후 매일 브리핑에 나섰던 김 장관은 지난 9일부터 대회가 끝난 12일까지 브리핑에 나서지 않았다. 애초 예정됐던 9일 브리핑은 시작 10분 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열린 공식 폐영식에 나오긴 했지만 언론 접촉은 피했다.
수장의 침묵 속에 여가부는 잼버리 관련 감사와 국회 상임위원회 현안질의를 준비 중이다. 감사원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잼버리 파행 책임 소재를 가릴 감사에 들어간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오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장관에게 잼버리 관련 질의를 할 예정이다.
15일 현재까지 여가부에는 의원실 등에서 자료 제출 요구 200여 건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가부 측은 "앞으로 진행되는 감사에 충실하게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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