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화 감독은 언제나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왔다. 숱한 우려를 이겨내고 영화 '미스터 고' '신과 함께' 시리즈 등을 제작했고 해당 작품들은 한국영화사 새로운 역사를 썼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이라는 역대급 흥행 기록을 남긴 김용화 감독은 7번째 영화 '더 문'을 내놓았다. 한국 우주 과학 기술을 현실적으로 고증하며 최정상의 VFX 기술력으로 사실적이고 스펙터클한 비주얼의 우주를 구현한 작품이다.
아주경제는 영화 '더 문'의 김용화 감독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도전 의식과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대화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시작점은 10년 전 EBS에서 방영한 천체물리학 관련 교양프로그램이었어요. 천문연구원 박사님이 인간관계로 힘들 때 어떻게 하느냐는 패널 질문을 받고 '그 사람과 별이 잘 보이는 곳에 가서 소주를 한잔 기울인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와닿더라고요. 별을 바라보면 우주 속 우리 존재가 먼지처럼 느껴져서 갈등도 오해도 해소된다는 거죠. 한 방 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후 그 말을 잊고 지냈었는데 '신과 함께2'를 준비하고 '더 문' 원안을 보며 그 말이 다시 기억나더라고요. 우주를 배경으로 주고받는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8개월 정도 수정, 각색을 거치게 되었고 '더 문'으로 만들어진 거죠."
'더 문'의 원안은 감정적인 수위가 더 높았다. 김 감독은 원안의 감정들을 계속해서 덜어내며 수위를 맞추려고 했다.
"큰 틀은 바뀌지 않았어요. 감정적인 수위를 조율한 거죠. 감정적인 수위가 높고 관계 회복 등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축소해서 조율하려고 했어요. 원안에서는 '재국'과 '선우'가 유사 부자 관계가 되는데 '조금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건 좋지만, 관객들의 동의를 받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지구로 돌아온다'라는 이야기의 원형을 살리는 방향에서 액션과 서스펜스로 서사를 한정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었어요."
김 감독의 장기는 한국적 정서를 살린 '드라마'와 화려한 기술력을 자랑한 '볼거리'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사랑 받아왔지만 '더 문'은 진입장벽이 높았다. 'SF 장르'의 특성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SF 영화들은 흥행장르가 아니었고 흥행을 거둔 이력이 없었으며 마니아층이 두터웠다.
"우리나라에서 SF 장르는 판타지만큼 진입 장벽이 높죠. 시도된 적도 없고 팬들에게도 불신이 큰 장르인 거 같아요. 이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었죠. 사실 처음에는 용서, 구원, 위로를 전달할 수 있으면 배경이 우주든 저승이든 상관없을 거란 치기 어린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공개를 앞두고 한 석 달 전부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하하."
SF 장르에 관한 우려가 밀려드는 가운데서도 김 감독은 묵묵히 저의 장기를 밀고 나가기로 했다.
"SF 장르의 대표를 생각한다면 (할리우드 영화로는) '마션'이 있겠죠. 그 영화가 주는 방식이나 정보다 과학적일 수도 있는데 저는 극적인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그렇게는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저는 SF 장르의 속성한 '캄(calm)'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마니아라면 이런 게 좋겠지만 전 '영화는 다이내믹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감정적으로든 액션적으로든요. 이런 플롯이 있다면 만족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감독은 '더 문'의 기술적 성취 보다 드라마의 만듦새에 더욱 만족도가 크다고 말했다. VFX 기술력에 관심이 쏠리는데 아쉬움이 남는 기색이었다.
"'미스터 고'의 패착 이유는 '(기술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잘 만드는지 봐'란 마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감정이 산으로 가더라고요. 영화는 본질적으로 정서의 매체지 비주얼의 매체는 아니에요. 말 그대로 'CG는 거들 뿐'인 거죠. 그걸 망각해서 문제였어요. 그래서 이번 작품은 과감히 샷을 줄여봤어요. 어마어마한 샷들이 많았어요. 그걸 4K로 찍혀나오니 황홀하기까지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럴수록 경계했죠. '결국 감정이다. 덜어내자. 그러면 영화는 더 좋아질 거다'라고 믿었어요. 기술에만 목매면 영화 본래의 가치가 퇴색할 거로 생각하면서요."
물론 VFX 기술력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 실력이다. 기술력에 가려진 드라마에 관한 아쉬움이었지 VFX를 낮추어 평가하려는 건 아니었다. 김 감독은 "CG 이야기는 하루 반나절은 할 수 있다"며 웃기도 했다.
김용화 감독은 VFX사 덱스터 스튜디오의 설립자로 한국영화의 기술력에 큰 보탬이 됐다. '미스터 고'를 시작으로 '신과 함께'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화려한 CG로 한국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번 '더 문'도 새로운 도전이 이어졌다. 촬영, VFX, 색 보정 등 전체 공정을 4K로 작업하며 완벽에 가까운 해상도를 구현하려고 했고 사운드 역시 우주 공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프롤로그 다큐멘터리, 미국 우주 궤도선 장면을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찍었어요. 아직 바닥 이슈가 있어서 전체 영화를 촬영하지는 못했는데 이렇게 쌓인 노하우들로 앞으로 콘텐츠 제작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거라고 보는 거죠."
김 감독은 지옥, 우주 등 그동안 한국영화가 도전하지 않은 장소들을 찾아왔다. "똑같은 걸 만드는 건 재미없다"고 말한 그는 장소가 주는 새로움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이미 120년 전 끝난 플롯이에요. 밀도, 완성도의 차이가 있겠죠. 그러니 공간적으로 도전하려고 하는 거예요. '저런 걸 저런 공간에서 한다고?' 그런 생각이 들어야 마음이 동하죠. 픽사 창립자 존 라세티가 그런 명언을 했어요. '그게 어디에서 벌어지는데?' 인상 깊은 이야기예요. 저도 그런 쪽으로 고민해요. 어렵지만, 해낸다면 관객이 지지해 줄 거라는 확신도 가지고 있죠."
김 감독은 '신과 함께' '더문' 등 기술적으로 자랑할 만한 성취를 이루어왔다. VFX 등을 통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왔으나 사실 그는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처럼 한국 관객들의 감성을 섬세히 어루만지는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서사가 강한 작품에 관한 향수나 기술적으로 특화된 작품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묻자 "이 시장에서 제게 그런 장르를 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담담히 답했다.
"저도 '스타이즈본' 같은 작품들을 좋아하고 만들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 장르, 휴먼 드라마에 대한 향수도 있죠. 하지만 이 시장에서 저에게 제안하는 작품은 그런 게 아닐 거 같아요. 아마 차기작들도 계속해서 도전해야 하는 작품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러 제안을 받고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저는 OTT 작품들이 휘발되는 느낌을 받아요. 그래서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큰 노력이 들어가는 영화적 속성에 더 매료되고요. 하지만 OTT를 하지 않겠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실제로 제안받은 작품도 2편 정도 있고요. 전체 시리즈를 맡을지 총괄로 참여할지 고려 중인 작품도 있어요. 결정된 건 아니지만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 감독은 "감정과 기술을 접목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왔다. '더 문'은 그 평가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작품이라는 믿음도 엿보였다.
"'더 문'은 극장에서 보기 좋은 체험적인 영화에요. 여름에는 '더 문'으로 '달캉스'를 오시면 좋겠습니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이라는 역대급 흥행 기록을 남긴 김용화 감독은 7번째 영화 '더 문'을 내놓았다. 한국 우주 과학 기술을 현실적으로 고증하며 최정상의 VFX 기술력으로 사실적이고 스펙터클한 비주얼의 우주를 구현한 작품이다.
아주경제는 영화 '더 문'의 김용화 감독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도전 의식과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대화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시작점은 10년 전 EBS에서 방영한 천체물리학 관련 교양프로그램이었어요. 천문연구원 박사님이 인간관계로 힘들 때 어떻게 하느냐는 패널 질문을 받고 '그 사람과 별이 잘 보이는 곳에 가서 소주를 한잔 기울인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와닿더라고요. 별을 바라보면 우주 속 우리 존재가 먼지처럼 느껴져서 갈등도 오해도 해소된다는 거죠. 한 방 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후 그 말을 잊고 지냈었는데 '신과 함께2'를 준비하고 '더 문' 원안을 보며 그 말이 다시 기억나더라고요. 우주를 배경으로 주고받는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8개월 정도 수정, 각색을 거치게 되었고 '더 문'으로 만들어진 거죠."
"큰 틀은 바뀌지 않았어요. 감정적인 수위를 조율한 거죠. 감정적인 수위가 높고 관계 회복 등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축소해서 조율하려고 했어요. 원안에서는 '재국'과 '선우'가 유사 부자 관계가 되는데 '조금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건 좋지만, 관객들의 동의를 받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지구로 돌아온다'라는 이야기의 원형을 살리는 방향에서 액션과 서스펜스로 서사를 한정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었어요."
김 감독의 장기는 한국적 정서를 살린 '드라마'와 화려한 기술력을 자랑한 '볼거리'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사랑 받아왔지만 '더 문'은 진입장벽이 높았다. 'SF 장르'의 특성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SF 영화들은 흥행장르가 아니었고 흥행을 거둔 이력이 없었으며 마니아층이 두터웠다.
"우리나라에서 SF 장르는 판타지만큼 진입 장벽이 높죠. 시도된 적도 없고 팬들에게도 불신이 큰 장르인 거 같아요. 이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었죠. 사실 처음에는 용서, 구원, 위로를 전달할 수 있으면 배경이 우주든 저승이든 상관없을 거란 치기 어린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공개를 앞두고 한 석 달 전부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하하."
SF 장르에 관한 우려가 밀려드는 가운데서도 김 감독은 묵묵히 저의 장기를 밀고 나가기로 했다.
"SF 장르의 대표를 생각한다면 (할리우드 영화로는) '마션'이 있겠죠. 그 영화가 주는 방식이나 정보다 과학적일 수도 있는데 저는 극적인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그렇게는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저는 SF 장르의 속성한 '캄(calm)'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마니아라면 이런 게 좋겠지만 전 '영화는 다이내믹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감정적으로든 액션적으로든요. 이런 플롯이 있다면 만족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감독은 '더 문'의 기술적 성취 보다 드라마의 만듦새에 더욱 만족도가 크다고 말했다. VFX 기술력에 관심이 쏠리는데 아쉬움이 남는 기색이었다.
"'미스터 고'의 패착 이유는 '(기술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잘 만드는지 봐'란 마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감정이 산으로 가더라고요. 영화는 본질적으로 정서의 매체지 비주얼의 매체는 아니에요. 말 그대로 'CG는 거들 뿐'인 거죠. 그걸 망각해서 문제였어요. 그래서 이번 작품은 과감히 샷을 줄여봤어요. 어마어마한 샷들이 많았어요. 그걸 4K로 찍혀나오니 황홀하기까지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럴수록 경계했죠. '결국 감정이다. 덜어내자. 그러면 영화는 더 좋아질 거다'라고 믿었어요. 기술에만 목매면 영화 본래의 가치가 퇴색할 거로 생각하면서요."
물론 VFX 기술력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 실력이다. 기술력에 가려진 드라마에 관한 아쉬움이었지 VFX를 낮추어 평가하려는 건 아니었다. 김 감독은 "CG 이야기는 하루 반나절은 할 수 있다"며 웃기도 했다.
김용화 감독은 VFX사 덱스터 스튜디오의 설립자로 한국영화의 기술력에 큰 보탬이 됐다. '미스터 고'를 시작으로 '신과 함께'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화려한 CG로 한국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번 '더 문'도 새로운 도전이 이어졌다. 촬영, VFX, 색 보정 등 전체 공정을 4K로 작업하며 완벽에 가까운 해상도를 구현하려고 했고 사운드 역시 우주 공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프롤로그 다큐멘터리, 미국 우주 궤도선 장면을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찍었어요. 아직 바닥 이슈가 있어서 전체 영화를 촬영하지는 못했는데 이렇게 쌓인 노하우들로 앞으로 콘텐츠 제작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거라고 보는 거죠."
김 감독은 지옥, 우주 등 그동안 한국영화가 도전하지 않은 장소들을 찾아왔다. "똑같은 걸 만드는 건 재미없다"고 말한 그는 장소가 주는 새로움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이미 120년 전 끝난 플롯이에요. 밀도, 완성도의 차이가 있겠죠. 그러니 공간적으로 도전하려고 하는 거예요. '저런 걸 저런 공간에서 한다고?' 그런 생각이 들어야 마음이 동하죠. 픽사 창립자 존 라세티가 그런 명언을 했어요. '그게 어디에서 벌어지는데?' 인상 깊은 이야기예요. 저도 그런 쪽으로 고민해요. 어렵지만, 해낸다면 관객이 지지해 줄 거라는 확신도 가지고 있죠."
김 감독은 '신과 함께' '더문' 등 기술적으로 자랑할 만한 성취를 이루어왔다. VFX 등을 통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왔으나 사실 그는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처럼 한국 관객들의 감성을 섬세히 어루만지는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서사가 강한 작품에 관한 향수나 기술적으로 특화된 작품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묻자 "이 시장에서 제게 그런 장르를 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담담히 답했다.
"저도 '스타이즈본' 같은 작품들을 좋아하고 만들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 장르, 휴먼 드라마에 대한 향수도 있죠. 하지만 이 시장에서 저에게 제안하는 작품은 그런 게 아닐 거 같아요. 아마 차기작들도 계속해서 도전해야 하는 작품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러 제안을 받고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저는 OTT 작품들이 휘발되는 느낌을 받아요. 그래서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큰 노력이 들어가는 영화적 속성에 더 매료되고요. 하지만 OTT를 하지 않겠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실제로 제안받은 작품도 2편 정도 있고요. 전체 시리즈를 맡을지 총괄로 참여할지 고려 중인 작품도 있어요. 결정된 건 아니지만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 감독은 "감정과 기술을 접목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왔다. '더 문'은 그 평가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작품이라는 믿음도 엿보였다.
"'더 문'은 극장에서 보기 좋은 체험적인 영화에요. 여름에는 '더 문'으로 '달캉스'를 오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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