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운영 논란을 빚은 채 마무리된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준비 과정에서 전북 새만금 잼버리부지를 관광·레저용지에서 농업용지로 전환하고 농지관리기금 1846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국책연구원이 매립 검토 초기 단계부터 계획보다 낮게 매립돼 범람 또는 침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매립이 진행됐던 것으로 분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정보위원장 박덕흠 의원(국민의힘,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2018년 작성한 ‘새만금지구 간척종합개발사업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보고’를 확인한 결과, 새만금부지의 높이는 농생명용지와 관광·레저용지 등 두 가지 용도로 검토됐다.
공공투자관리센터는 해당 보고서에서 농생명용지는 30년 빈도, 관광·레저용지는 이보다 좀 더 엄격한 기준인 100년 빈도를 적용해 부지 높이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잼버리 부지가 향후 관광·레저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잼버리 부지는 ‘새만금 기본계획’에 따라 당초 관광·레저용지로 활용될 예정이었으며, 새만금개발청장이 매각을 요청하면 청장이 지정하는 자에게 양도하게 돼있다.
추후 부지 활용에 대한 내용도 보고서에서 함께 검토됐는데, 농생명용지 기준으로 매립됐을 경우 전체 731.9ha 가운데 68% 수준인 504.7ha만 관광·레저용지 기준에 부합해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여유고 부족으로 나머지 부지는 범람이나 침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의원은 “농지 조성 및 관리 등에 사용돼야 할 농지관리기금이 문재인 정부 주도 하의 편법으로 잼버리 부지 매립에 활용됐고, 농지 기준으로 적용된 매립 높이가 결국 잼버리 기간 배수 문제를 야기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감사원이 잼버리 대회 전반에 대한 감사를 착수한 만큼 지적한 문제에 대한 확인과 적절한 조치가 꼭 이뤄져야 하고, 농지관리기금이 다시는 용도에 맞지 않는 사업에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이에 대한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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