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호타이어, 모기업 더블스타 4년 더 '최대주주'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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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10-0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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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최대 4년간 금호타이어의 지배력을 유지해 글로벌 승용·트럭·버스용 타이어 시장 공략 속도를 높여간다. 세계 15위인 금호타이어의 기술력과 인지도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 네트워크를 넓히는 동시에 금호타이어의 기업 가치 상승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향후 4년간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 지위를 더 유지한다. 

더블스타는 2018년 7월부터 5년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올 7월부터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었으나 매각보다 지분 유지를 택한 것이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보면 2025년까지 2년간 지분 매각이 제한된다. 이후 2년 동안은 일부 지분을 매각할 수 있되 경영안정성을 위해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하기로 했다. 

더블스타의 이 같은 결단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차입금 상환기간 연장 논의에서 비롯됐다. 채권단은 올해 만기가 도래한 더블스타의 차입금 만기일을 늘려주는 대신 '최대주주 지위 연장'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차입금을 갚을 여력이 크지 않은 더블스타는 이를 받아들였다. 

올 상반기 기준 금호타이어가 산은 등으로부터 빌린 자금을 포함한 총 차입금은 2조6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늘었다. 2021년과 비교하면 36%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231억원)을 고려하면 차입금 부담이 큰 상황이다. 중국 타이어 시장 내 과열 경쟁으로 더블스타의 재정도 좋지 않다. 수익은 2016년 49억2800만 위안(약 9151억원)에서 지난해 39억1000만 위안(약 7261억원)으로 줄었다. 

더블스타가 지분 유지를 한 또 다른 속내로는 투자금 회수가 있다. 더블스타의 유상증자 당시인 2018년 7월 6일 6600원이던 주가는 현재 4600원으로 30% 떨어졌다. 더블스타는 1주당 5000원에 6463억원어치의 금호타이어 주식 45%를 확보했으나 현재 주가로 단순 계산하면 인수가 대비 10% 가까이 가치가 빠졌다. 금호타이어의 실적은 지난해부터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부채비율은 277.2%에 달하고 있다. 아직 투자금 회수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금호타이어의 메이커를 활용해 글로벌 영업망과 수익을 늘려나가야 한다. 더블스타는 전 세계 29위 업체로 트럭·버스용 타이어 제품 중심 판매에 나서고 있다. 현지 브랜드와 경쟁이 치열해지며 지난해 내수사업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반면 세계 15위인 금호타이어는 승용차용 타이어 기술력을 앞세워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고부가 제품인 전기차, SUV용 타이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북미 매출은 1조1441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7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지난해 매출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일찌감치 생산능력을 연 50만대 늘린 현지공장에서 급증하는 교체용 수요 물량에 대응한 결과다. 

유럽의 매출 비중도 20% 가까이 끌어올렸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54%를 차지하는 더블스타로서는 금호타이어를 앞세워 해외 주요 시장에서 고부가, 고인치 타이어 판매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약 20~30% 비싸다. 최근 금호타이어가 미국 수출을 겨냥해 세운 베트남공장의 지분 42%를 확보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금호타이어는 모기업의 투자 연속성을 확보받은 만큼 국내외 신차, 교체용 타이어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뿌린 씨앗을 이제 거둬들일 시기로 고부가 승용차 판매가 급증하는 만큼 금호타이어와 장기적인 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진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진=금호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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