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K리그 현직 감독을 거론하자 K리그 팬들은 "K리그에 KFA의 졸속 행정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며 거센 반발에 나섰다.
지난 21일 정해성 신임 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쉬고 계신 감독은 물론 현직에서 일하는 감독 모두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 대상에 올려놓고 상의하기로 결정했다"며 "K리그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이 된다면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고 난 후 KFA 안팎으로 K리그 현직 감독이 그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는 꾸준히 나왔던 바. 이후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등 구체적인 실명까지 거론되면서 K리그 팬들의 불안이 커졌다.
K리그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면서 K리그 팬들의 불만은 결국 폭발했다. K리그를 흔들지 말라는 것.
일부 팬들은 직접 성명서를 내며 KFA에 대한 작심 비판에 나섰다.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22일 "대한축구협회의 무능력함을 규탄한다. 협회 졸속 행정 책임을 더 이상 K리그에 전가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다수의 매체에 보도된 KFA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감독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협회는 최근 한국 축구에 일어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그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성명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언론을 중심으로 언급되는 K리그 현직 감독 역시 차기 사령탑 자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아는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김기동 감독은 "팀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FA는 지난 2011년 시즌을 치르던 도중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최 감독은 부임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본선에서는 대표팀을 맡지 않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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