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내주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60억~7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원을 발표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규모가 TSMC 다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TSMC에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저금리 대출 50억 달러도 약속했다. 사실상 116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TSMC는 이번 보조금을 기반으로 투자 경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미국의 보조금 발표와 함께 추가 투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15일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기존 170억 달러에서 440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70억 달러를 투입해 짓고 있는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이 올해 안에 완공될 전망인 가운데, 추가 투자를 통해 테일러의 새 반도체 공장, 패키징 시설, 연구개발 센터 등에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생산공장은 고임금 등으로 제조업체들의 진출이 어려웠지만 이 부분을 미국 정부가 보조금으로 지원해주면서 일정 부분 해소된 데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있다는 측면에서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반도체 시장 1위 타이틀을 되찾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시설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DS부문에서만 48조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반도체 사업에서만 14조원 이상의 기록적인 적자를 냈음에도 투자는 도리어 늘었다.
올해도 삼성전자의 투자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5조6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았다. 이번 배당금은 반도체 투자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반도체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한 바 있다. 1조2000억원 규모의 ASML 지분도 매각하며 재원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반도체가 불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해 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사장)은 "다운턴 때 투자를 잘못해 놓으면 업턴 때 이익을 향유하지 못하는 일도 경험했다"며 "다운턴이 됐다고 너무 투자를 줄이거나, 업턴이 됐다고 너무 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비교적 균등한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추격에 TSMC도 투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TSMC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300억~340억 달러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TSMC가 밝힌 280억~320억 달러보다 상향 조정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