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인물들은 대거 생환한 반면 대통령실 참모 및 장관 출신 후보들은 상당수가 패배의 고배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경기 화성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 나경원 전 의원(서울 동작을) 등은 당초 출구조사와 달리 모두 극적으로 생환했다.
이 대표는 보수정당 국민의힘 최초 30대 대표로 2022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대선과정에서 친윤(윤석열)계와 꾸준히 갈등을 빚었고, 결국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으며 대표직에서 쫓겨났다.
그는 총선에서 "제가 당선되면 윤 대통령이 그렇게 정치적으로 탄압하고 싶었던 인물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내면서 전통적 야당 지지층에 호소했고, 결과적으로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과 극적인 후보단일화를 하며 대선승리 공신으로 꼽혔지만, 지난해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윤계 및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 특히 당시 그가 내세웠던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에 대통령실 참모들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결국 안 의원은 비윤으로 자리매김하고 윤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를 이어왔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사적으로 절친한 관계로 알려졌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을 겸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역시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집중 견제를 받았고, 두 자리에서 동시 해임되는 수모를 겪었다.
나 전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지역구는 국민의힘,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찍자는 '지국비조'가 유행"이라며 "정부가 조금 부족한 부분, 저희가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더 빠르게 민심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총선에 출마한 대통령실 참모 및 장관 출신 후보 21명 중 당선된 이는 10명에 불과했다. 주로 전통적인 '보수텃밭'에 출마한 이들로, 격전지에 출마한 이들은 대부분 낙마했다.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충남 홍성·예산), 김은혜 전 홍보수석(경기 성남분당을),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경북 구미을),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부산 해운대갑),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부산 북을), 조지연 전 행정관(경북 경산) 등이 각각 승리를 거뒀다. 안상훈 전 사회수석은 국민의미래 16번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반면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경기 용인갑),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경기 안산시갑), 서승우 전 자치행정비서관(충북 청주상당),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 김기흥 전 부대변인(인천 연수을), 이승환 전 행정관(서울 중랑을),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인천 남동을) 등 수도권 출마자들은 대거 낙선했다.
장관급에서는 현역 의원인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대구 달성)와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서울 용산),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부산 중·영도)이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인천 계양을),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서울 강서을), 박진 전 외교부 장관(서울 서대문을),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경기 수원병) 등은 더불어민주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