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1분기(7800억원)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감소는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간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용 OLED 공급망을 선점하며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LG디스플레이와 BOE 등 경쟁업체들의 추격으로 점유율을 잃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이폰의 판매 부진까지 더해지자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수요는 글로벌 경기 부진 및 지역 갈등 지속으로 정체가 전망되는 가운데 패널 업체간 경쟁, 특히 하이엔드 제품 내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한 바 있다.
애플을 기반으로 반등을 노렸던 LG디스플레이도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깜짝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에는 다시 6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P-OLED 물량이 계절성으로 크게 감소하고, LCD 물량이 지난해 4분기에 집중되면서 올 1분기에는 점유율 하락으로 물량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커질 전망"이라며 "화이트(W)-OLED 물량도 비수기 영향으로 부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부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전성기를 맞이한 LG이노텍은 애플 부진과 맞물려 지난해 영업이익이 83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다만 LG이노텍은 환율 상승 효과로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17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삼성전기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성장한 2조4216억원, 170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기는 LG이노텍의 '라이벌사'로 꼽히지만, IT사업이 애플에 쏠린 LG이노텍과 달리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사들이 주요 고객사다.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공급한다.
특히 계열사 삼성전자의 상반기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는 1분기 출하량 6010만대를 기록, 점유율 20.8%로 1위를 탈환하는 등 흥행하면서 삼성전기의 IT사업도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측은 "인공지능(AI) 시장 선점 및 폴더블 리더십 공고화 등을 통한 플래그십 두 자릿수 성장과, 시장을 상회하는 스마트폰 매출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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