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제2차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 참석한 이복현 원장은 "NSDS가 도입되면 불법 공매도를 원천 차단하게 된다"며 "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모든 기관투자자들이 주문 전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전산을 통해 자체 확인한 뒤 주문 후 거래소에 설치된 '불법공매도중앙차단시스템'을 통해 재검증하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기관투자자가 공매도 주문을 낼 때 한 번 검증을 거친 뒤 차입 여부가 정상 처리됐는지 거래소에서 한 번 더 검증한다. 이는 거래 전에 적발하는 대신 거래 후 검증하는 시스템으로 설계된 것이다.
사후 검증 시스템으로 설계된 이유는 거래 속도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전 차단도 가능하지만 거래 속도가 현행 대비 4배 가까이 느려져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고빈도매매(HFT)는 우리 증시에서 불가해진다"며 "외국인 투자자 자금 이탈을 막고 선진 금융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 절충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시스템 안착을 위해 개인투자자, 증권업계 등 의견을 청취한 뒤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 활성화와 증시 밸류업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본시장 활성화는 당국의 정책적 노력, 기업의 변화 의지, 시장참여자의 관심 등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관투자자와 증시 전문가들은 위험 회피 투자 수단으로서 공매도 거래 재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문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부사장은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시기에 저희가 손실 폭을 좀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구조로 적절하게 사용했기 때문에 헤지(회피) 수단으로서 그 의미에 대해 이해해주시면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임계현 NH투자증권 PBS본부장은 "공매도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요인과 순기능을 부인하기 어렵다면 전면 금지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보다는 그 기능을 유지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영을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직후에는 이복현 금감원장에게 향후 거취, 금투세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레고렌드부터 태영건설 워크아웃,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이런 사안들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는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금투세 유예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겁하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금투세 유예는 과하게 얘기하자면 비겁한 결정"이라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자본소득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할지, 그간 지나치게 의존했던 부동산 시장에서 미래를 열어나갈 자본시장이 우리 경제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종합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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