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도봉구와 노원구 아파트값은 각각 0.01%, 0.02% 상승하며 전주 0.00% 보합에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노원구와 도봉구의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한 것은 각각 지난해 11월 첫째 주, 지난해 11월 셋째 주 이후 처음이다. 강북구 역시 이번 주 0.03% 올라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자 신고가를 기록한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노원구 월계동 '삼창' 전용면적 56㎡ 매물은 지난달 27일 4억6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 2021년 최고가인 4억4000만원과 비교하면 2000만원 상승한 것이다.
상계동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중앙하이츠5차' 전용 84㎡는 지난 4월 5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2023년 11월 기록한 최고가인 5억500만원보다 4500만원 많은 규모다. 도봉구에서도 신고가를 새로 쓴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창동한신휴플러스' 전용 84㎡는 지난 4월 8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이 단지의 같은 평형대가 2021년 7억6000만원 기록 이후 가장 높은 액수다.
노·도·강 아파트값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강남권 집값 오름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며 서울 집값이 바닥을 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월 넷째 주 이후 11주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성동구(019%)의 상승폭이 가장 컸고 이어 송파·서초(0.14%)가 뒤를 이었다. 또 5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전세 가격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렸고 아파트 공급 부족 등이 겹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저가로 나온 급매물이 많이 소진되면서 지역별 선호단지 중소형 규모 위주로 매수 수요가 늘어났다"면서 "또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전셋값이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서울 입주·분양 물량 부족도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집값 바닥을 다졌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생아 특례대출 영향도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2년 안에 아이를 낳거나 입양한 무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전용 85㎡ 이하인 9억원 이하 주택을 최대 5억원(버팀목은 3억원) 저리로 빌릴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저리(1~2%대)의 신생아 특례대출 등을 활용해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란 지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의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물 비중은 전체의 39.67%다. 이중 상당수 9억원 이하 매물은 노원구(83.59%), 도봉구(91.82%), 강북구(81.95%)에 몰려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서울 전셋값이 1년 넘게 오르자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는 분위기"라면서 "그간 노원구는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최고가에 비해 하락 거래가 많았던 지역이다. 오르는 전세 가격 수준에서 아파트 매물을 찾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도·강에 수요가 몰리며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도·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전셋값 상승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불안한 전세 시장이 매매 가격을 밀어올리는 상황인 만큼 노·도·강 아파트값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생아 특례 대출 소득 기준이 부부합산으로 완화된 것도 노·도·강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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