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지난 9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퇴각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국방부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9일 낮 12시 30분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작업하던 북한군 일부가 MDL을 단순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 이후 북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수행 절차에 의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DMZ는 현재 수풀이 우거져 있고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따라서 길도 없는 상태이고 그 수풀을 헤치고 움직이는 상태였고 MDL에 근접하기 전부터 우리 군이 관측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우리가 경고 방송 및 경고 사격을 한 이후에 즉시 북상한 것으로 보아 침범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10명 이상의 북한군은 곡괭이나 삽 등 도구를 지참하고 수풀을 헤치며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비무장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군이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실시하자 북한군은 즉시 북상했고 특이동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남북 간 총격이 벌어진 것은 2020년 5월 이후 4년여 만이다. 당시 북한군이 강원도 철원군 DMZ 중부전선에 위치한 육군 3사단 감시초소(GP)에 고사총 총격을 가하자 우리 군은 K3 경기관총과 K6 중기관총으로 응사했다.
한편 북한군이 MDL을 넘어온 9일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날이다. 당시 군 당국은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대북 방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요동치는 가운데 합참이 북한군 침범 사실을 이틀 후에 공개한 것은 추가로 남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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