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가 인적 교류를 늘리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시기가 다가왔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리성철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사회안전성 대표단이 러시아 방문을 위해 전날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자세한 일정, 방문 목적 등을 알리지 않았지만, 주북 러시아 대사관 텔레그램에 따르면 대표단은 모스크바에 도착해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부 장관을 면담할 예정이다. 대사관은 이어 "원칙적인 협조 문제를 토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들어 북한 매체에서 확인된 굵직한 양국 교류 소식만 해도 벌써 세 번째다. 앞서 지난 6일엔 방북 중인 러시아 청년친선대표단이 북한 청년들과 '청년친선연환모임'을 진행했고, 지난달 말 러시아를 방문했던 북한 국가비상재해위원회대표단은 약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8일 귀국했다.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중 북한과 베트남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다. 방북이 성사되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9개월 만에 다시 마주 앉게 된다. 지난해 약 4년 5개월 만에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된 데 비하면 주기가 대폭 당겨진 셈이다.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펼치는 전쟁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최근 러시아는 반서방 진영 구축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푸틴 대통령도 북한 방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양새다. 아울러 지난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기도 해, 양국은 이번 만남에서도 군사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관계를 바라보는 주변국들은 동북아 안보 정세가 복잡해질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리처드 존슨 미국 국방부 핵·대량살상무기 대응 부차관보는 '한·미 동맹 강화 대화' 세미나에 참석해 러시아가 북한에 지대공 미사일을 비롯해 탄도 미사일과 기타 첨단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 싱크탱크는 지난 5년간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여러 탄도 미사일 기지에서 부대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준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꾸준히 시설을 개선해 왔다고 밝혀, 북·러를 둘러싼 안보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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