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상승세…"대체 불가능"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3.51% 오른 주당 135.58달러로 마감했다. 시총은 3조3350억 달러를 기록하며, MS(3조3173억 달러)와 애플(3조2859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시총 왕좌에 올랐다. 1993년 엔비디아가 설립된 이후 31년 만이다.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210%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만 170% 이상 치솟았다. 시총 2위와 3위를 기록 중인 MS와 애플이 같은 기간 각각 20%, 15% 오른 점에 비하면, 엔비디아의 상승세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 1년간 약 163%가량 오른 비트코인도 앞섰다. 엔비디아 주가는 1999년 상장 후 현재까지 25년간 총 59만1079%나 오른 상태이다. 600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시총 증가세 또한 역대급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첫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3월 시총 2조 달러를 넘었다. 이달 5일에는 3조 달러를 넘기며, 약 3개월 만에 시총 1조 달러가 늘어났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엔비디아의 상승세에 힘입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연일 신고가를 찍고 있다.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엔비디아 주가는 그해 말 오픈AI의 챗GPT 등장과 함께 살아났다. 챗GPT가 생성형 AI 경쟁을 촉발하면서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칩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에서 9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했다. 그 결과, 엔비디아의 지난 1분기(자체 회계연도 2~4월)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62% 늘어난 26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세 자릿수'의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칩 경쟁업체인 AMD와 인텔이 선두업체 엔비디아를 따라잡는 데는 최소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칩을 계속 출시해 독점적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젠슨황 CEO는 이달 초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2025년 블랙웰 울트라, 2026년 루빈, 2027년 루빈 울트라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웨이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전략가 윌리엄스는 "엔비디아가 영원히 95%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지는 않겠지만, 누군가가 엔비디아를 대체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엔비디아가 지난 7일 10분의 1 주식분할을 단행해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 문턱을 낮춘 점도 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시총 '10조' 달러 전망도…낙관론 팽배
대부분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 강세론자인 로젠블라트 증권의 한스 모세스만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이날 종가보다 47% 높은 200달러로 높였다. 그는 앞으로 10년간 엔비디아 매출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웰스파고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25달러에서 155달러로 높였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64명이 매수, 7명이 보유, 1명이 매도 등급을 매겼다.심지어는 시총이 10조 달러에 달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있다. IO펀드의 수석 기술 애널리스트인 베스 킨디그는 소프트웨어, 자동차,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엔비디아 칩이 사용됨에 따라 2030년까지 엔비디아 시총이 10조 달러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AI칩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엔비디아가 오랜 기간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있다. AMD와 인텔은 차세대 칩을 엔비디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전략으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아마존, 구글, MS 등 빅테크들도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칩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과매수 상태로 주가가 조정을 겪을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엔비디아 주가의 상대강도지수(RSI)는 전날 기준으로 78.72다. RSI는 통상 70을 넘으면 과매수로 본다. 주가가 너무 급하게 올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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