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종가 기준 시가총액 약 4600조원(약 3조3350억 달러)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상장사로 등극했다. AI 반도체 종목만 급등하다 보니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 시가총액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등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만1200원, 2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 시가총액은 삼성전자가 485조원, SK하이닉스가 170조원으로 이들 두 회사가 코스피 시총 중 28.7%를 차지한다. 연초 대비 1.74%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상반기 산업별 AI 열풍이 불면서 고성능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 주가가 파죽지세로 상승 중이고, 그 영향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도 들썩거렸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반도체 성능과 효율을 좌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선도자, 삼성전자는 HBM 시장 추격자이자 AI 반도체와 함께 기업 수요가 커질 데이터센터용 D램 분야 강자로 꼽히며 증시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는 반도체 업종 지수의 독보적 성과로 이어졌다. 연초 대비 19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수익률이 4.78%, -2.02%에 그치는 동안 'KRX반도체' 수익률은 22.42%를 기록했다. 자동차, 은행, 필수소비재, 보험, 경기소비재, 기계·장비 등 타 업종 수익률을 넘어섰다. 헬스케어, 에너지·화학,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철강, 방송·통신, 건설, 운송 업종은 손실을 내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반도체 업종 42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이 손실을 냈다. 고영, 기가비스, 리튬포어스, 프로텍, 티이엠씨, 두산테스나, 네패스, 젬백스 등 손실률이 20%를 넘는 곳이 많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쏠림 현상으로 증시는 상승했지만 내가 보유한 종목은 오히려 손실을 보는 사례가 많아 투자심리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엔비디아 과열 논란이나 가격 부담에 따른 조정이 발생하면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여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국내 반도체 업종 성과를 보면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코스피 대비 상대 성과는 236%포인트, 연평균 17%포인트로 중장기 우상향 수익률을 나타냈다"면서 "단기 방향성 매매보다 '붙박이 코어(가치주 선별)' 전략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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