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은 조사국 경기동향팀은 '최근 민간소비 흐름 평가' 보고서에서 그간 민간소비 회복 지연에는 △높은 물가수준 △고금리 등으로 인한 원리금 상환부담 △소득개선 지연 △여타 구조적 및 특이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후 누적된 물가상승은 민간소비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특히 필수재 비중이 큰 생활물가의 누적상승률은 2021년 이후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더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필수재 지출 비중이 큰 취약계층고령층·저소득가구의 구매력이 더 크게 위축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금리 상승으로 순자산 가치의 손해를 보는 30~40대, 소득 중상층, 소비수준 상위층 가구 위주로 소비 여력이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카드 미시 데이터를 보면 소득 중상층에서 부채 수준이 높을수록 카드사용액 증가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고령화, 저출산 등 인구구조 변화는 소비 회복을 구조적으로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체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소비 성향이 노후대비 부족으로 크게 하락한 점은 경제 전반의 소비 성향을 낮추는 요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구재 감소에 상당 부분 기여한 승용차 재화소비의 10% 판매 부진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2023년 7월, 전기차 수요 정체 캐즘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다만 한은 조사국은 올 하반기엔 민간소비는 기업실적 개선에 힘입은 명목임금 상승률 확대, 디스인플레이션 진전 등으로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개선되어 점차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준호 조사국 경기동향팀 과장은 "정액급여 상승률이 장기평균 수준(3.5%)의 오름세를 이어가고 기업실적 개선 영향으로 특별급여도 회복되면서 명목임금 개선세가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 과장은 "물가상승률이 완만하게 둔화됨에 따라 1인당 실질임금(1인당 명목임금/소비자물가 증가율)은 2분기 이후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여건이 완화되는 가운데 IT기기 등 내구재 교체시기가 점진적으로 도래하는 점은 내구재 소비 부진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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