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안이 2대주주 국민연금 측 반대에도 임시 주주총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로서 오는 11월 1일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 규모인 초대형 에너지기업이 출범하게 된다.
두 회사 합병안은 당초 지주사 SK(주)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지배력 확대, 소액주주 의결권 약화 등을 이유로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1대 1.1917417라는 주주친화적 합병비율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국내 소액주주들도 SK 측 손을 들어주면서 무난하게 주총을 통과할 수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합병계약 체결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 결과,참석주주 85.75% 찬성률로 합병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합병건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승인되지만 이를 훨씬 넘어 대다수 주주들이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다. 특히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이번 합병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함에 따라 참석한 외국인 주주 95%가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다.
SK그룹이 높은 찬성률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배경은 주주에게 유리하게 책정된 합병비율이었다.
합병비율을 책정할 당시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은 약 10조3000억원으로, SK E&S가 KKR에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생할 당시 책정한 회사 가치 24조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 합병비율은 1대 2가 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실제 합병비율은 사실상 맞교환 수준으로 책정됐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를 높이는 반면 비상장사인 SK E&S 기업가치는 보수적으로 책정해 주주에게 유리한 게 책정됐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 지분 6.21%를 가진 2대 주주 국민연금 측 반대표는 피할 수 없었다. 합병 후 출범하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한 SK㈜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기업의 주요 경영사항 결정에서 소액주주 의사 반영이 힘들다는 의견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에서 확고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영업이익 1조9039억원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과 영업이익 1조3317억원을 낸 SK E&S를 합병하기로 한 것이다.
한편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안정적인 재무 및 손익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LNG, 전력과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SK E&S와 합병함으로써 회사 수익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큰 폭으로 상승된 합병회사 수익력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2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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