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금액이 출시 8년 반만에 30조원을 돌파했다. 자본시장을 통한 고수익 투자상품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8월말 ISA 가입금액이 30조2722억원, 가입자수가 56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ISA는 주식, 펀드, 예금 등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며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형 상품이다. 이자와 배당소득, 국내 상장주식 이익과 손실 등을 합산해 일반형 기준 최대 200만원(서민형 최대 4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저율(9.9%) 분리과세된다.
ISA는 국민 재산증식 지원을 위해 2016년 3월 출시됐다. 2021년 2월 증권회사만 취급이 가능한 투자중개형 ISA 도입으로 가입금액과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대한 관심 증가와 올초 정부의 ISA 세제 혜택 확대 발표 등에 힘입어 올해 가입금액 6조8000억원, 가입자수 71만4000명이 늘었다. 투자중개형 ISA 도입 시점 대비 가입금액이 4.7배, 가입자 수가 2.9배다.
ISA 유형별 가입금액을 보면 투자중개형이 2021년 2월 출시 후 15조9400억원 증가해 총 가입금액의 52.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2021년 2월말 대비) 신탁형과 일임형은 각각 6조8263억원 증가(104.2%↑), 247억원 감소(2.5%↓)를 나타냈다.
투자중개형 ISA 가입금액으로 운용되는 상품의 금액 비중은 주식(39%, 6조516억원)과 ETF(33%, 5조2347억원)가 컸다. 예적금 등(9%, 1조4212), 채권(7%, 1조1625억원), 펀드(5%, 7168억원), 파생결합증권(4%, 6652억원)이 뒤를 이었다. 환매조건부채권(RP)·파생상품 등 기타 상품이 나머지 3%를 차지했다.
유형별 가입자 수로는 투자중개형이 출시 후 469만1000명 증가해 총 가입자 수의 83.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신탁형과 일임형은 각각 93만6000명 감소(52.9%↓), 16만3000명 감소(56.9%↓)를 나타냈다.
금투협은 "신탁형·일임형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위축되거나 감소한 반면 투자중개형은 크게 증가하며 예금 중심의 저수익 금융상품에서 자본시장을 통한 고수익 투자상품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ISA 취급 금융업권별 가입금액을 보면 증권사가 16조3000억원(53.9%), 은행이 14조원(46.1%)을 차지했다. 올해 5월말 증권사가 은행을 앞지른 이후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
업권별 가입자 수를 보면 증권사가 473만4000명(83.9%), 은행이 91만2000명(16.1%)을 나타냈다. 2016년말 대비 은행 가입자 수는 절반 이상 감소(127만명↓)한 반면 증권사는 투자중개형 ISA 도입에 힘입어 23배로 증가(452만5000명↑)했다.
전 연령대에서 ISA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중개형 도입 후 20대 가입자 비중이 2020년말 6.4%에서 2024년 8월말 17.0%로 대폭 증가했다.
20·30세대 가입자는 남성(123만3000명)이 여성(97만4000명)보다 많았고 50대 이상 가입자는 여성(116만8000명)이 남성(97만3000명)보다 많았다. 20·30세대 가입자는 중개형 43%, 일임형 27%, 신탁형 20% 순으로 비중이 많았고 50대 이상은 신탁형 62%, 일임형 52%, 중개형 33% 순으로 많았다.
금투협에 따르면 정부의 ISA 세제 혜택 확대 방침으로 ISA 가입 규모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비과세 한도가 일반형 기준 최대 500만원(서민형 최대 1000만원)까지 늘고 납입한도는 연간 2000만원(총 1억원)에서 연간 4000만원(총 2억원)으로 확대된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장은 "'국민통장'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ISA는 명실상부 국민 자산 관리 계좌로 자리매김했다"며 "ISA 세제혜택 확대를 통한 ISA 가입자 증가는 우리 기업과 증시의 밸류업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