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발생한 역대급 폭염이 겨울 밥상 물가를 흔들고 있다. 채솟값 급등에 이어 수산물, 고기 가격도 뛰었다. 1%대까지 떨어진 전체 물가 상승률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1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는 올해 1월 kg당 1만5560원이었던 광어 도매가가 1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2만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럭도 마찬가지다. 이달 우럭 1kg당 도매가는 1만7000원으로 1월(1만1650원)보다 45.9% 급등했다. 광어·우럭 등 활어는 통상 10월부터 야외 활동·외식이 늘면서 가격이 오르지만 올해는 유독 가격이 크게 올랐다.
고수온은 양식업 피해 규모를 키웠다. 올해 고수온 특보가 종료된 지난 2일까지 어민들이 신고한 우럭과 광어(넙치) 폐사 피해 규모는 각각 3237만8000마리, 442만5000마리에 달했다.
수산물에 이어 고기 등 축산물 가격도 올랐다. 채솟값 수준은 아니지만 연초보다 10~20% 뛰었다.
돼지고기 삼겹살이 대표적이다. 축산물 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삼겹살 소매 가격은 100g당 2685원이다. 평년보다 6.7%가량 뛰었고 6개월 전인 지난 4월 초(2225원) 대비 20% 가량 비싸다. 지난달 서울 고깃집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은 2만원을 웃돌았다.
소고기 가격도 상승세다. 한우(1등급)는 100g당 9762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00g당 8256원을 하던 것과 비교하면 18.2% 올랐다. 한우 가격 폭락 사태로 평년 가격(1만160원)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1년 전(9270원)보다는 가격이 뛰었다.
문제는 겨울철 가축 전염병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럼피스킨병,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까지는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가축 전염병 확산 시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한 식품 물가가 더욱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주거나 의복 등과 달리 식사는 매일 해야 하기 때문에 먹거리 관련 소비는 지출 빈도가 높다"며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대를 보였다고 하더라도 먹거리 물가가 상승세면 소비자는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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