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전투표 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투표자 중 상당수가 공화당 지지자로 알려지면서 ‘사전투표를 하지 말라’던 기존 입장을 바꿔 투표 독려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트럼프는 23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전투표 의향을 묻는 질문에 “사전투표를 할 것이다. 일찍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전투표를 하면 좋을 것 같다”며 “중요한 것은 (투표하러)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2020년 대선에서 우편투표 등을 이용한 사전투표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표하며 ‘대선 사기’ 주장을 강하게 피력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여론조사 흐름에 더해 역대 최다 사전투표율을 보이자 ‘사전투표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7%, 해리스는 4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앞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2일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54%라고 밝혔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디시전데스크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52%로 예측했다.
통상 사전 투표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참여가 높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의 독려에 공화당원들 역시 사전투표에 적극 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합주 중 한곳인 네바다주는 전날 저녁 기준 사전투표 참가자의 40%가 공화당 유권자였으며, 민주당 유권자는 35.7%로 오히려 더 적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일부 주에서 이미 250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한껏 고무된 트럼프는 민주당 강세 지역인 뉴욕에서 승리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가능하다면 뉴욕에서 이기고 싶다. 뉴욕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민자들이 뉴욕을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남부 경합주 중 하나인 조지아주에서 기독교계 유권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불리한 판세에 몰린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트럼프를 향해 ‘파시스트’라고 지칭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해리스는 워싱턴 관저에서 예정에 없던 연설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인 존 켈리는 트럼프가 ‘미 헌법에 충성하는 군대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히틀러가 가졌던 장군을 원한다’고 말했다”며 “켈리의 말을 인용하면 트럼프는 파시스트”라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 체스터타운십에서 CNN 방송 주최로 열린 생방송 타운홀 행사에서도 트럼프가 파시스트인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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