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의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함께 고성능, 고용량 낸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 간 시너지 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이 SK그룹의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면에 나선 셈이다.
14일 SK㈜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을 겸임한다. 지난 9월 이사회를 통해 솔리다임 이사진에 합류하면서 의장에 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미국 자회사다. 약 11조원을 투자했으나 출범 이후 반도체 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며 SK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분기에는 786억원의 순손익을 기록하며 SK 편입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2% 급증한 3조9763억원을 기록했다.
SK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 경영진으로 구성된 솔리다임 이사회는 AI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최 회장이 AI용 낸드 솔루션 시장에서 솔리다임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SK의 AI 반도체 리더십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 회장은 AI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열린 ‘SK AI 서밋’에서 1시간가량 키노트를 하며 미래 AI 시대를 대비한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행사에는 TSMC, 엔비디아, AMD,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글로벌 AI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AI 리더들과의 릴레이 미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웨이저자 TSMC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팻 겔싱어 인텔 CEO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 연이어 회동하며 반도체 현안을 직접 챙기고 AI 시대 리더십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