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를 내던졌던 외국인투자자가 돌아오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도 6개월 만에 45%를 다시 넘기는 등 상승 추세다. 보다 구체화된 인공지능(AI)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1위는 6809억원어치를 사들인 네이버다. 순매수 2위(삼성중공업·1998억원)와 비교하면 네이버로 외국인 수급이 몰리고 있다.
외국인은 1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694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네이버는 지난 8일 하루를 제외하곤 줄곧 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네이버 주가도 이달 들어 15.0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40%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이 네이버를 다시 장바구니에 담는 건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2025년 기준 네이버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 수준이다. 올해 추정 PER도 16배가량이다. 2년 전만 해도 PER은 38배였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도세에 네이버 주가는 15만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48%대에서 지난 9월 42%대까지 낮아졌다. 이달 26일에는 45.61%까지 회복했다.
부진한 경기로 본업인 광고 업황이 둔화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AI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증명하고 나선 반면 국내 빅테크인 네이버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 AI 경쟁력에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이버가 지난 11일 '온서비스 AI'를 통해 AI 생태계를 확장한다고 밝히면서 AI 분야에 대한 의구심이 점차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AI 브리핑'이라는 생성형 AI 검색을 내년 상반기 출시하고, 기존 네이버의 주요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체류 시간을 늘릴 계획이다. 또 AI 기반 쇼핑 애플리케이션인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도 내년 상반기 선보인다.
이에 힘입어 내년 실적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5년 네이버의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매출액 11조6111억원, 영업이익 2조2492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9.21%, 14.70% 증가한 수치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핵심 사업 성장이 재개되며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며 "구체화된 AI 활용 전략과 서비스 변화에 따른 성장이 주가에 반영될 시기"라고 말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16년 이후 밸류에이션 하단에 위치해 멀티플 부담이 높지 않은 구간"이라며 "네이버 쇼핑 앱 출시 이후 합산 트래픽 증가와 함께 모멘텀이 본격 발생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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