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부양책 예고로 장초반 주요 지수 모두 2%대 급등세를 보였으나 이후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했다. 아직 부양책 규모가 확실하지 않은 데다 수출 지표도 악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10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0.13포인트(0.59%) 오른 3422.66, 선전성분지수는 80.92포인트(0.75%) 상승한 1만812.58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29.07포인트(0.73%), 15.42포인트(0.69%) 상승한 3995.64, 2264.05로 마감했다.
앞서 전날 중국공산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고 내년 경제 기조를 발표했다. 특히 내수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이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적절히 온건한 통화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14년 만에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당히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채택했다가 2010년 말 '신중'으로 전환해 올해까지 유지해왔다. 또한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은 재정 적자율 목표치를 3%(올해 목표치)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짚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 안정화 필요성도 언급됐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날 논의된 내용은 11∼12일 예상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확정된다. 다만 통화정책 완화 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실제 이 같은 정책을 어느 정도로 이행할지는 미지수다.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정치국 회의에 대해 “10년 만에 가장 적극적인 부양 톤을 발산했다”면서도 “(톤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실행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이 와중에 이날 발표된 중국의 11월 수출·수입은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3123억1000만 달러(약 445조000억원)로 작년 동월 대비 6.7% 늘었다. 로이터통신(8.5% 증가)과 블룸버그통신(8.7% 증가)이 각각 취합한 전문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10월 증가율 12.7%와 비교하면 크게 둔화한 수치다. 11월 수입도 3.9% 감소한 2148억7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입 역시 로이터(0.3% 증가)와 블룸버그(0.9% 증가)의 전문가 예상치를 하회했다.
정치국 회의에서 소비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내수주가 강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내수주인 식음료주에서 슝마오루핀(熊貓乳品), 시부무예(西部牧業), 하이신스핀(海欣食品)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0.38% 하락한 2만336.38에 문을 닫았다. 정치국 회의 내용이 전날 홍콩 증시 마감 전에 발표됐고 전장 항셍지수가 3% 가까이 급등 마감하며 부양책 기대가 이미 반영됐다. 이날은 차익실현 매물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상장된 중국 화장품 기업 마오커핑은 78%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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