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핵심 세력으로 꼽히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정치인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구금 지시를 직접 내렸다고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해군 준장)이 10일 국회에서 증언했다. 여 전 사령관이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 및 구금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방첩사 내부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해군 준장)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구금시설 관련 지시와 체포와 관련된 지시는 제가 여인형 사령관에게서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관련된 내용은 자세히 나중에 진술하겠다”고 설명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회의원을 어디에 구금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질의한 이후 김대우 수사단장은 스스로 손을 들어 답변 기회를 얻었다.
김 단장은 “처음에 지시 받기로는 B1벙커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여인형 사령관이) 지시를 했다. 그래서 여인형 사령관이 밑에 있는 2실장을 통해서 직접 수방사에 가서 B1벙커를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고...”라고 발언했다.
여 전 사령관이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 및 구금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방첩사 내부 인물로부터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만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비상계엄 당일 여 전 사령관이 자신에게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여 전 사령관이 언급한 체포 대상자 명단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수석최고위원,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유튜버 김어준씨,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라고 홍 전 1차장은 전했다.
당시 홍 전 1차장은 이러한 체포 대상자 위치 추적 요청에 대해 "'미친X'이로구나 생각하고 (더 이상 체포 대상 명단을) 메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체포 대상자 명단 내용과 관련해 "명단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14명으로 제가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계엄사령관 역할을 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오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둘이 만난 일이 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이날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서 "계엄 당일 오후 4시에 어떤 일정이 있었느냐"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현안 토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현안 토의를 누구와 했느냐는 추가 질의에 "(김용현 전) 장관님하고"라고 한 박 총장은 장관과 누가 만났느냐는 이어진 질문에 "저하고"라고 답했다. 안 의원이 "(토의를) 둘이 했느냐"고 묻자 그는 "네"라고 했다. 박 총장이 김 전 장관과 둘이 만났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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