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특수본, '내란 중요 임무' 여인형·이진우 구속 기소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 적용…휴대전화 메모도 공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31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을 구속기소 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특수본은 여 전 사령관과 이 사령관을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중앙지역 군사법원에 넘겼다. 

계엄 관련자가 재판에 넘겨진 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은 다음 달 1일 구속 기간이 만료될 예정이었으며 구속 기한을 하루 남기고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여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 등과 계엄에 대해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 

여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체포 대상자를 알려주는 등 계엄령 실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체포 대상자 명단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명수 전 대법원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여 전 사령관이 체포 대상자 명단을 김대우 방첩수사단장에게 전달하며 "체포 후 수방사 B1 벙커 구금시설로 이송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보고 있다.

이 사령관은 여 전 사령관과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등과 함께 계엄 당일 계엄군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 사령관은 수방사에게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에 대한 방해 시도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의원들을 끌어내라 명령하자 수방사 병력에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검찰은 이날 이들의 혐의를 뒷받침할 여 전 사령관과 이 사령관의 휴대전화 메모도 함께 공개했다. 해당 메모에는 병력배분·경찰 및 조사본부에 대한 파견 요청 등 계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