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人사이트] 정병석 NH투자증권 디지털플랫폼본부장 "올해 'AI 에이전트' 나온다… 파괴적 시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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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5-0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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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사 배당 수익 받으려면 어떻게' 식으로 묻지 않아도 정보 알려줘

  • 서비스 본격화 위해선 통신사·디바이스 제조사 등과 제휴할수도

  • 시장 피드백 받아 작고 빠른 비즈니스 시도 가능한 성장전략 필요

정병석 상무NH투자증권 디지털플랫폼부문 대표는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내가 묻지 않아도 내 상황을 알고 있다가 먼저 도움을 주는 에이전트 인공지능이 올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병석 상무(NH투자증권 디지털플랫폼본부장)는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내가 묻지 않아도 내 상황을 알고 있다가 먼저 도움을 주는 에이전트 인공지능이 올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내가 묻지 않아도 내 상황을 알고 있다가 먼저 도움을 주는 '에이전트' 수준의 인공지능(AI)이 올해 우리를 비롯한 금융투자업체에서 나옵니다. 기존 앱을 대체할 만한 수준까진 아니겠지만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실제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병석 NH투자증권 디지털플랫폼본부장은 회사의 AI 서비스 전략을 주제로 한 인터뷰에서 AI 활용 방안과 2025년 디지털플랫폼본부 운영 방향성을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본부장은 신사업전략부장, 디지털기획부장, 나무고객본부장을 거쳐 2023년부터 디지털플랫폼본부를 이끌면서 NH투자증권 고객을 위한 사용자 경험(UX) 개선, 다양한 투자 솔루션과 데이터 기반 투자 콘텐츠·서비스 개발을 지휘했다.

본부 내 실무진들이 2023~2024년 AI 뉴스 추출 서비스 'GPT뉴스레터', 해외 주식 배당 정보를 요약해 주는 '배당주는 나무 AI', 주식 차트 이미지를 실시간 분석해 설명해 주는 '차트 분석 AI(차분이)' 등을 개발해 선보였다.

정 본부장은 올해부터 사용자와 협업하는 AI인 코파일럿보다 진화한 에이전트가 나오기 시작하고, 이를 활용하는 금융투자 앱의 개념과 이를 위한 협력 대상도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AI 기술로 투자자에게 맞춤화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음은 정 본부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2024년 9월 선보여 주목받은 '차분이'를 개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회사 구성원들 업무에 AI를 활용하려는 아이디어가 어떤 게 있을까 궁금해 사내 AI 경진대회를 열었다. 우리 회사 구성원이 3000명 정도인데 개인 또는 부서 단위로 이뤄진 200팀이 응모해 아이디어 200건이 들어왔다. 구성원 7% 이상이 단순한 AI 활용이 아니라 AI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단 얘기다. 이런 아이디어로 시작해 실제 개발하고 서비스까지 이어진 게 차분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출시하는 것이 본부의 역할인가.

"2024년 초 본부에 AI솔루션부라는 하위 조직을 뒀다. 직원들이 고객용 MTS 앱을 비롯한 서비스와 UX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가설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플랫폼으로 구성하고, 이걸 일반 업무 부서 직원들 요청에 맞춰 기술을 지원한다. 이런 조직은 모든 회사에 있는데, AI 경진대회를 열고 아이디어가 모인 걸 보니 우리 본부 차원에서 이걸 끌어안고 있으면 안 되겠다 싶었다. AI솔루션부를 본부보다 더 상위 조직으로 승격해 AI 활용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이 덕분에) 다른 부서로 영향력과 아이디어 전이가 더 빨라졌다."

-출시를 준비 중이거나 막 선보인 다른 AI 서비스가 있나.

"2023년에 증시가 급락하자 정부 기관에서 원인을 물어 본 적이 있다. 장 마감 후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시황을 기다려야 하는데, 오전 10시에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문제가 된다. 우리에겐 거대언어모델(LLM)이 있고, 급락 후 뉴스, 카카오톡 리딩방, 텔레그램 봇, 해외 여러 투자정보 사이트와 커뮤니티에 쌓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이걸 요약하고 차트로 만들면 한 시간 이내로 (시황 변동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을 검증했다. 보유 종목에 따라 관심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개인화 서비스로 만들고 싶었다. 이게 2024년 12월에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생성형 AI 대고객 시황정보 서비스'다." 

-AI 기술이 얼마나 확산됐다고 할 수 있을까.

"UX 업무를 하는 사람은 AI의 진화를 세 단계로 나눠 얘기한다. 첫째는 LLM을 쓰지 않고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봇(bot)' 형태다. 봇은 내가 원한 것을 데이터베이스(DB) 중에서 찾고, 적합도를 고려해 반환값을 돌려 준다. 여기서 한 단계 나아간 게 '코파일럿'이다. 내가 던진 질문에 대해 자체 지식을 바탕으로 추정한 답을 몇 개 주는데, 함께 제공하는 레퍼런스(출처) 요약에 LLM이 쓰인다. 나와 상호작용하며 협업하는 기술이고, 지금이 코파일럿 시대다. 회사가 만든 각 부서 업무 매뉴얼을 가공해 직원의 업무 습득뿐 아니라 고객, 고객지원센터, 외부 협업 파트너의 물음에 답하는 일도 코파일럿으로 해결할 수 있다."

-코파일럿 AI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A사 주식을 산 고객이 계좌에 뜬 '미수'라는 표시를 보고 직원에게 이게 뭐냐, 난 뭘 해야 하냐고 물어볼 수 있다. 숙련도가 높은 직원이라면 자기가 아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즉각 답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도 이 질문을 그대로 코파일럿에 하면 된다. 그 결과로 제공되는 답변과 그 출처인 과거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답변하고 근거도 제시할 수 있다. 우리 업무 메신저에 '업무GPT'로 표시된 기능으로 실무에 도입됐다. 영업 담당자도 우리 회사 리서치 DB를 활용하는 '리서치GPT'라는 것을 쓰고 있다."

-코파일럿 다음 단계로 어떤 AI가 나오나.

"에이전트는 '내가 묻지 않아도 나에 대해 알고 먼저 정보를 주는' 존재다. 예를 들어 내가 B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에이전트는 'B사 배당 기산일 관련 공시가 나왔는데, 배당 수익을 받을 생각이라면 뭘 준비해야 한다'고 알려 줄 수 있다. 영업 직원도 아닌 AI가 고객의 성향과 여러 환경, 상황을 바탕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알림이 전달되게끔) 고객이 자주 쓰는 수단만 있다면 어떤 화면이나 앱 자체가 불필요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앱을 띄우고 인터넷으로 서버에 접속하고 연산한 결과를 앱에 되돌려줘야 하는 지금과는 굉장히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다."

-에이전트 수준의 AI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2025년 중에 '미니멈 바이어블 프로덕트(MVP·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한 제품)' 형태로 AI 에이전트가 나올 거다. 우리뿐 아니라 (금융투자회사) 몇 군데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식 제품으로 상용화해 기존 앱을 대체할 수준은 아니겠지만 어떤 영역에서는 제한적으로 실제 사용자 의견을 받아 개선되면서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이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려면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다른 금융사가 아니라 통신사나 디바이스 제조사 등과 제휴하는 식으로 '디스럽티브(disruptive·파괴적인)한'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

-AI가 개인화 서비스를 넘어 투자자에게 어떤 가치를 더 줄 수 있을까.

"투자자의 성공 경험을 실질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다. 일반적인 고객은 투자자로서 자기가 성공적이었다고 본 투자 사례만 기억하는 인지 편향을 갖기 쉽다. 예를 들어 C종목에 투자한 후 300% 올라 매도한 경험이 있어 스스로는 '고수익을 실현했다'고 기억할 수 있지만 실제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을 내 보면 무위험 이자율보다 낮을 때가 많다. AI는 사람이 개입하는 것보다 불쾌하지 않게 개입하면서 (시장 수익률을 넘길 수 있도록) 투자행동을 교정해 줄 것이다."

-디지털 혁신기술을 잘 활용하기 위해 개선돼야 할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를)작고 빠르게 시도하고, 시장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고, 그게 안 되면 피벗(방향 전환)하는 성장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업무를 지원하기 어려운 의사 결정 구조와 형태를 대다수 증권사들이 문제로 안고 있다. 레거시 비즈니스를 한번 시작할 때 크게 해야 하고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문화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상화폐 시장처럼 자본이 몰리고 있는 곳에 비해 규제가 강해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 등이 어려운 IT인프라 관련 규제도 고민거리다. 원시적인 수준의 IT인프라에서 혁신적인 시도를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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