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 첫날, 전국은 희망찬 분위기 대신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12월 3일 비상계엄 여파에 정치적 긴장감이 조성된 우리나라는 졸지에 여행기피국으로 전락했다. 나라의 국제 경제 지표도 줄줄이 악화했다. 지난해 초 1300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480원을 넘어서 1500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관광업계는 새해를 기점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물거품이 돼버렸다.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179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하면서 예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
실제 제주항공은 예약 취소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참사 발생 하루 만에 제주항공 항공권 취소 건수는 약 6만8000건에 달했다.
여행사에도 해외여행 취소 문의가 빗발쳤다. 일부 여행사는 참사 다음 날인 하루 동안 4500건 이상의 취소가 발생했다. 일평균 2000건의 취소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했을 때 평년 대비 2.5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외 대부분의 여행사에서도 참사 이후 취소 건수가 평년 대비 30~40%를 웃돌았다고 답했다.
정부는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고, 지자체를 비롯해 여행업계는 해넘이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고 희생자 추모에 동참했다.
침체된 분위기가 지속하는 만큼, 연초 여행업계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여객기 사고의 충격으로 제주항공 외에도 LCC, 국적기 상품까지 취소가 이어지고 있어 1분기까지는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예약 취소뿐 아니라 신규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행 상품 취소율이 점차 평년을 되찾아가고 있어 차주 이후부터는 설 연휴와 겨울방학 여행수요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또다른 관계자는 "여행사는 평소에도 고객 변심이나 일정 변경 등으로 여행 취소 문의가 매일 꾸준히 있는 편"이라며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설 연휴를 기점으로 예약률은 평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호텔업계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전망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 투숙률에 큰 타격은 없는 상황"이라며 "국가애도기간 이후에도 대규모 공연이나 파티 형식의 행사를 진행하기는 어렵겠지만, 중단된 프로모션을 재개해 뒤늦은 신년 수요 겨냥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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